김종인, ‘한일 해저터널’ 공약

부산시당 비대위 회의석상
민주 신공항법 처리약속에
가덕도 신공항 여당과 협의
‘하늘·바다·땅길’로 맞대응
與 “느닷없는 선거용 터널”

2021-02-01     김두수 기자
4·7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국민의힘이 ‘뉴(New) 부산 프로젝트’로 한일 해저터널’(가덕도~일본 규슈) 공약을 제기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친일 DNA를 발동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따라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부산시장 보궐선거 민심이 어떻게 출렁이게 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보궐선거 후보 6명은 1일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대한 ‘적극 지지’ 입장을 밝힌데 이어 특별법도 여당과 합의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시대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비전으로 아시아 최고 항만도시 부산의 위상을 되살려야 한다”며 신공항 추진에 긍정입장을 나타냈다. 김위원장은 나아가 ‘한일 해저터널’이라는 파격 공약까지 제시했다.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해저터널을 뚫어 부산이 ‘하늘길·바닷길·땅길’의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는 비전이다. 한마디로 ‘가덕도+α’를 공약한 것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나온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공략’에 맞대응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두 차례나 부산을 찾아 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여당 단독으로라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민주당의 신공항 추진과 맞물려,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으로 부산·경남·울산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일주일 새 7%p나 빠졌다.

애초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구도에서 국민의힘 내부에는 선거를 낙관하는 기류가 있었지만, 이제는 판세가 쉽지 않다는 위기감이 번지는 상황이다. 결국 지지율 하락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김종인 위원장이 직접 부산을 방문해 반전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일간 정치외교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느닷없는 선거용 해저터널을 주장하는 것에 국민이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난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한일 해저터널을 만들면 유라시아대륙 기종점으로서의 부산과 한반도의 지리적 이점을 상실시킬 수 있다. 부산이 일본 규슈 경제권에 편입되면 부산이 단순한 경유지화되고 결과적으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별도의 논평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겨냥, “울며 겨자먹는 심정일 것이다. 어차피 통과될 신공항 특별법이라면 숟가락이라도 얹겠다는 심정으로 찬성하게 된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명박(MB)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공항을 공약했다가 집권하며 무산시킨 잘못과, 최근까지 가덕신공항을 반대해온 지도부와 의원들 입장에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내 반드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해 부산 민심을 확실히 돌려세우겠다는 태세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