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판사 탄핵안 국회 통과…헌정사상 처음

찬성 179표·반대 102표
범여권 거의 전원 찬성

2021-02-04     김두수 기자
헌정사상 초유로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처리됐다.

국회는 4일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사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탄핵안 표결에서 재석의원 288명 가운데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가 각각 나왔다.

무기명이다보니 찬반 명단이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 표결처리 과정에서 진보·보수 진영으로 정확하게 양분된 결과로 분석된다.

탄핵소추를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한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거의 전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174석의 민주당에선 코로나 자가격리(송갑석·윤영덕·조오섭)와 신임 국무위원(박범계·한정애)을 제외하고 169명이 표결에 참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찬성했다고 가정한다면, 나머지 10명의 찬성표는 정의당(6석)·열린민주당(3석)·기본소득당(1석)과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들에게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발의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도 탄핵 발의의 정무적 타이밍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 탄핵 자체에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반대 102표는 범보수 야권의 머릿수와 일치한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날 탄핵소추안 상정과 처리를 저지하려 했으나 의석수 열세로 속수무책이었다.

앞서 울산 출신 국민의힘 김기현(남을) 의원은 본회의 개의와 동시에 의사진행발언에 나서 임 부장판사 탄핵안에 대해 “국회 역사에 오명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되자 이를 법사위로 보내 조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관련 안건은 민주당 재석의원들의 전원 반대로 기각됐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