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거대양당, 지역 현안 놓고 소모적 정쟁

2021-02-04     이왕수 기자

민주당 시당 기자회견 열고
“울산공공의료원 설립 추진
국민의힘 적극 동참” 촉구

국민의힘 “반대 입장 아냐
세금 투입되는 만큼 신중”

초당적 협력 위해서 꾸려진
국회의원협 무용론마저 제기


울산지역 거대 여야 양당이 신축년 새해에도 공공의료원 건립, 야음근린공원 개발,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각종 사안을 두고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소모적인 정쟁을 벌이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초당적 협력 차원에서 꾸려진 울산국회의원협의회(이하 울국협)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무용론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이상헌)은 4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공공의료원 설립 추진에 국민의힘은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최덕종 시당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의료는 공공재’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울산시의 울산의료원 설립 기본 구상 및 타당성 분석 용역 착수에 맞춰 제도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신중론’이 대두되면서 예타면제를 받고 안 받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홍준표 도지사 시절 폐업한) 진주의료원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대변인은 특히 “국민의힘의 미온적인 태도는 결과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국비 예산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시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중차대한 사항 앞에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머뭇거리지 말고 늦기 전에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상헌 의원은 공공의료원 설립을 예타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발의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 시당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인 동참만을 요구하는 민주당에 공세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시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역시 시립의료원 설립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다”며 “하지만 시민들이 낸 소중한 세금이 투입돼야 하는만큼 현실적인 부분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동참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시당은 “설립이 추진중인 산재공공병원에 더해 울산 시립의료원을 하나 더 설립하는 게 효율적인지, 아니면 산재공공병원의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하는 게 나을지, 그것도 아니면 다른 제3의 대안은 없는지 여론을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대 여야 정당은 앞서 야음그린공원 내 LH 공동주택 건립을 비롯해 광역교통망 확충에 대한 확답 없이 가덕도 신공항 건립을 지지하는게 바람직한지 등에 대해 의견이 충돌하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국회 차원의 협조가 필요한 중·대형 사업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간 사전 협의 없이 정쟁을 벌이는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제21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민주당·국민의힘 시당위원장이 포함된 울국협이 출범했고, 지역 발전을 위한 현안 해결과 국비 예산 확보에 각자의 이해관계를 떠나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안에 대해선 울국협 차원의 논의 없이 정쟁으로 맞서는 모습이 결코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