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의 변주속 자유로움을 보다…문혜정 개인전
2021-02-25 홍영진 기자
섬유의 기본조직인 ‘실’은 그 자체로는 큰 힘이 없다. 그러나 천을 잇대어 박음질을 할 때면 만만치 않은 힘을 보여준다.
또 양 끝을 잡아 당길 때 희미한 장력(張力)이 느껴지는데, 끊어지기 직전까지는 무게를 견디고 압력에 저항하며 외부의 힘과 길항(拮抗)한다. 실의 또 다른 물질성이다.
문혜정 작가는 원사를 재봉틀로 이어 박는 작업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 중 반구(半球)의 형태는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게 보이지만 만들어 질 때마다 조금씩 매번 달라진다. 손의 악력이나 실의 장력이 그때 그때 달라지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반구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시키면 또다른 느낌으로 완성된다.
작가는 ‘보는 사람들이 각자의 관점으로 다양하게 느끼고 그 상징적 매개체로부터 변주의 자유로움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