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백신 불안 지속되면 코로나 종식 불가능하다

2021-03-04     이재명 기자
울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보관하던 코로나19 백신이 부적절한 관리로 폐기될 상황에 놓였다. 경기도에서는 평택시 60대 남성과 고양시 50대 남성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전국에서 5명이 사망했다. 부적절한 관리나 접종후유증 등으로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커지면 코로나 종식의 길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울산시 방역당국은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난 1일 울산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보관 중이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0바이알(100명분)이 보관온도 범위를 벗어나 관할 보건소가 긴급 회수하는 일이 발생했다. 자체접종을 진행하는 이 요양병원은 지난달 27일 백신을 공급받아 백신 보관 냉장고에 보관했다. 하지만 냉장고와 연결된 멀티탭이 고장나 전원이 끊기면서 냉장고 온도가 권고수준 이상으로 상승했다. 요양병원 관리자는 전원이 끊긴 냉장고 알람 온도계의 알람 문자를 받고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엄청난 사고로 발전할 수 있었던 사례다. 이같은 실수가 거듭될수록 시민들의 불신은 쌓일 수밖에 없다.

평택시 60대 남성과 고양시 50대 남성은 심장질환, 당뇨, 뇌졸중 등으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로, 백신을 맞은 뒤 각각 4일, 1일만에 숨졌다. 사망의 직접 원인이 백신 접종 때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확보한 백신들은 제조사와 관계없이 모두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됐으나 기저질환자에 대한 접종은 좀 더 꼼꼼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9월 독감 백신 유통 도중 ‘상온 노출’ 사고로 인해 접종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이 와중에 공교롭게도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잇따르면서 전국적으로 안전성 논란이 거세게 일면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했다. 지난해 2020~2021절기 독감 예방접종 사업 이후 지난 1일까지 접수된 이상반응 사례는 총 2081건, 사망 신고 사례는 110건에 달한다. 그러나 독감 백신 접종으로 사망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질병청은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필요 이상의 ‘백신 공포’가 일면서 일부에서 독감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났었다.

이번에도 정확한 정보제공를 통해 막연한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못하면 불신은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정부의 ‘11월 집단면역’ 목표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울산시는 시민들이 과도한 불안감을 갖고 접종을 피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