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따놓은 국비사업도 차질 우려, 재정운용 더 신경써야

2021-03-07     이재명 기자
어렵게 따낸 국비사업(매칭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국비사업들은 국가 정책상 꼭 필요한 사업들인 동시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지자체들이 먼저 사업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런데 이런 국비사업들을 확보해놓고도 시비가 없어 사업들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울산시의 재정이 어려운 것은 다 알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많은 예산이 빠져나가면서 울산시의 재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시내버스 적자폭이 커지면서 울산 재정은 기울기 시작했다. 이는 울산 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도 똑같은 상황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미 확보해놓은 국비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하루빨리 대책을 수립해 추경을 해서라도 사업을 진척시켜야 한다. 시급성을 면밀히 분석해 보고 앞당길 것은 앞당기고 뒤로 미룰 것은 미루는 묘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48개 사업에 매칭된 국비는 978억800만원에 달한다. 울산시가 올해 매칭해야할 시비는 1519억1900억원이다. 그러나 반영된 예산은 532억6300만원에 그쳤다. 986억5600만원이나 미반영된 것이다.

우선 고기능성융복합화학소재지원센터 구축에 시비 21억4500만원이 필요했지만, 전액 미반영됐다. 정부 공모사업으로 채택된 고집적에너지 산업응용기술 R&BD 구축 사업 17억원과 바이오화학소재 공인인증센터 구축 사업 14억원 등 2건도 시비 반영이 ‘0원’으로 나타났다. 주요 SOC사업도 미반영되거나 대규모로 삭감됐다. 울산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 건립공사에 75억원의 시비가 요구됐지만 반영액은 0원이다. 중구 성남동 옛 중부소방서 부지에 들어설 제조서비스융합 중소벤처 지식산업센터 건립도 전액이 미반영됐다. 요구된 시비는 23억2000만원이었다. 옥동~농소1 도로개설과 산업로(신답교~경주시계) 확장공사도 대폭 삭감됐다. 문화분야에서는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 문화재보호구역 토지매입 사업에 13억4800만원의 시비 매칭이 필요했지만 전액 반영되지 않았다.

국비사업은 시비를 동반하지 않으면 국비 전체가 날아가버린다. 울산시는 올해초부터 2022년도 국비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부산을 떨었다. 그런데 정작 올해 따놓은 국비사업은 매칭예산이 없어 사업 자체가 차질을 빚고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울산시는 시 재정에 대해 더욱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