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고용시장 한파, 땜질식 일자리로는 안된다

2021-03-17     이재명 기자
울산지역 제조업 고용시장이 전체적으로 안정돼가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비제조업 고용시장은 여전히 한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인한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눈에 띄게 완화된 모습”이라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고용시장 현장은 냉랭하기만 하다.

동남지방통계청의 ‘2월 울산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취업자는 5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보다 1만9000명(-3.3%) 감소했다. 이에 따라 고용률은 57.1%를 기록해 전년 같은달 대비 1.9%p 하락했다. 특히 코로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도소매·음식숙박업 취업자는 전년동월 대비 14.9%(-1만7000명) 감소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시장 동향’에서도 지난달 숙박·음식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62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9000명(-8.6%) 줄었다. 숙박·음식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국적인 취업자 감소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취업자 감소는 외환위기 당시(1998년 1월~1999년 4월)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취업자 감소와 실업자 증가는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몰락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9만1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3만8000명), 농림어업(3만3000명) 등에서는 오히려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공공일자리 사업이 시작되면서 노인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50대까지는 취업자가 감소했으나 60세 이상은 대폭 늘었음(21만2000명)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많은 고용 전문가들은 ‘고령층 알바’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진정한 일자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 가운데 수출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실적 집계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다. 15대 주력 품목 가운데 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11개가 증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내수다. 숙박·음식점업 등 비대면 영세 자영업, 30대, 임시 일용직 등 취약계층에서 실업자는 계속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전국적으로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10.1%나 된다. 정부는 숫자를 채우기 위한 ‘고령층 알바’가 아니라 진정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