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눈길 끄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회인프라도 함께 구축해야

2021-03-23     이재명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울산 울주군이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을 진행한다. 이 사업은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벌이는 것으로, 잘 하면 젊은층들이 대거 떠났던 농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이번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새로운 기회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 예를 들면 의료·교육·문화 등 각종 사회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젊은층들의 귀농귀촌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 울주군은 이같은 점들을 염두에 두고 사회 인프라의 구축에 나서야 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울주군이 진행하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은 말 그대로 도시민들에게 농촌체험을 미리 시켜주는 사업이다. 도시민들이 6개월 동안 농촌에 살며 스스로 적응력을 키워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 많은 도시민들은 무턱대고 귀농귀촌을 했다가 자금만 탕진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았다. 정부는 이런 귀농귀촌 실패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사업은 귀농형과 귀촌형으로 진행된다. 귀농형은 영농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다. 프로그램은 지역 주요 작물 재배 기술, 수확물 관리, 농기계 사용법 등 영농 전반에 관한 체험·교육으로 짜여져 있다. 귀촌형은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농촌 이해, 지역 교류, 영농 실습 등으로 편성돼 있다. 참가자들은 마을 내 민박 등의 숙박비로 월 90만원, 생활비 명목의 연수비로 월 30만원씩 지원받는다. 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 및 공동체는 월 40만원 한도의 프로그램 운영비와 가구당 월 1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받는다.

농촌 고령화는 이제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된지 오래다. 특히 전국 40세 미만 청년 농가가 10년 사이 80%나 급감했다고 한다. 2019년 농림어업조사결과를 보면 70세 이상 농가인구가 75만3000명으로 전체 농가인구의 33.5%를 차지하고 있으며, 60세~69세의 농가인구는 60만7000명으로 전체의 26.4%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그 취지가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다. 도시민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귀농귀촌 교육과 지원, 농촌 일자리 창출 등이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특히 지금은 일자리가 아예 눈을 씻고 봐도 없는 코로나19 시국 아닌가.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의료·교육·문화 인프라다. 젊은층들은 지역 인프라가 없으면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