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중세 제철유적 관련 논의의 장 펼친다

울산박물관·한국중세고고학회
27일 박물관 강당서 학술대회
철기 생산·유통으로 보는 사회상
이해 돕는 논문 5편 발표·토론

2021-03-23     홍영진 기자
#문경현 전 경북대 교수(사학과)가 1973년 발표한 논문 ‘진한의 철산과 신라의 강성’(대구사학 제78집)에서 “달천철장(광산)은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등장하는 ‘철생산국=진한’을 증명할 가장 유력한 후보지”라고 주장했다. 달천 광산은 조선시대 때도 “백동철과 수철 등이 생산돼 해마다 조정에 바치는 철만 1만2500근에 달했다”는 <세종실록 지리지>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철광산이었다. 임진왜란 때 이장순이라는 무기과학자가 발명해서 왜적을 공포에 떨게 한 ‘비격진천뢰도 토함산 계곡에서 달천 광산의 철로 만들었다’는 류성룡의 <징비록> 기록이 남아있다. 이 달천 광산은 한동안 폐광됐다가 ‘솥과 농기구 제작에 무쇠가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통감한’ 이의립(1621~1694)이 전국을 찾아 헤매다 1657년(효종 8년) 재발견해서 1993년까지 채굴됐다. 1973년 자료에는 달천 광산에서 캐낼 수 있는 매장량을 100만t으로 추정됐다.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학교(융합고고학과) 교수의 ‘변한 국출철론의 검증과 의미’(2019) 중에서

‘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인류가 가장 널리 사용한 금속이다. 철기를 생산하던 유적의 존재와 기술을 밝히는 제철유적 조사와 복원 실험을 통해 우리 역사의 흐름과 사회발전상을 밝힐 수 있다. ‘철의 지배세력’과 ‘제철방식의 변화’를 중심으로 시대상을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울산박물관(관장 신형석)이 한국중세고고학회(회장 정의도)와 공동으로 ‘한국 중세 제철유적의 고고역사적 접근’ 주제의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행사는 27일 오후 1시30분 울산박물관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는 중세 이후 철기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사회상을 이해하기 위한 논의의 장으로, 총 5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호서지역 고려~조선시대 제철유적 현황 및 검토’(김경호, 호서문화유산연구원), ‘영남지역 조선시대 제철기술의 한 사례-울산 쇠부리가마’(김권일,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금속학적 분석 결과로 본 중세 제련기술의 발전 양상’(최영민, 아주대학교 도구박물관), ‘고려시대 제철수공업의 운영체계’(이정신, 한남대학교), ‘조선시대의 철 생산 체제’(서성호, 전 국립중앙박물관) 순이다.

주제발표 후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이남규 한신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조록주(중원문화재연구원), 박학수(국립부여박물관), 신종환(영남문화재연구원), 정해득(한신대)씨가 토론한다.

한편 이날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50인 미만으로 참석이 가능하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