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형태의 오프라인 축제 대안으로

1. 온라인·비대면 축제의 문제점과 방향성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역축제 발전 방향

2021-03-28     전상헌 기자

비대면, 질·관객 호응 등 한계
식문화 보단 킬러콘텐츠 중요
춘천 마임축제·서울 장미축제
여러곳 나눠 공연 펼쳐 큰호응
재투자 가능한 유료화 필요성
온·온프라인 콘텐츠 보강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지역축제가 몸살을 앓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 경제는 물론 문화관광산업 전반이 휘청거렸다. 코로나 직격탄으로 축제 취소가 잇따르자 돋보기를 들이대고 보지 않아도 연계산업의 줄도산이 한눈에 보이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방역당국에선 코로나 차단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연쇄 감염 우려에 축제 개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비단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온라인·비대면 축제로 조금이나마 상황을 타개해 보려 했지만 그 감흥이 대면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축제의 발전 방향을 두 편에 걸쳐 살펴보려 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지역 축제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대면 축제 개최와 함께 장기적 아이템 개발, 경제적 자립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다.

그동안 축제는 별다른 특색 없이 음식·특산물·운동 등 이름만 변화된 축제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지역 경제 살리기 측면에선 나쁘다고 표현할 수는 없다. 다만 꼭 그곳을 가지 않아도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코로나 이후 대규모 인원이 모일 수 있는 축제가 멈춰서면서 이런 축제들은 열릴 수 없게 됐다. 비로소 온라인·비대면 축제로 전환을 했지만, 관객을 끌어들이는데 시간이 소요됐다. 축제의 질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안남일 고려대 문화콘텐츠전공 교수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코로나시대 지역축제 살리기’ 연수 과정 강의를 통해 “축제가 성공하려면 유흥이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축제의 모든 면에서 식문화가 주를 잡는다면 축제는 향후 발전을 찾지 못한다”며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하지 말고 시대 흐름을 보고 킬러콘텐츠를 선택해야 장기적으로 축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교수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같은 공간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조성됐다”며 “오프라인 축제는 반드시 열려야 하기에 코로나 상황에서도 발상의 전환을 하면 충분히 개최가 가능하고, 음식문화를 빼더라도 충분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 참가자들에게 이상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춘천 마임축제는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성공적인 축제를 치러냈다. 춘천 마임축제는 대규모 인원이 모일 수 없자 ‘춘천마임백씬’이라는 아이템으로 100곳의 장소에서 ‘따로 또 같이’ 각각의 다양한 공연을 펼쳐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런 ‘따로 또 같이’ 형태의 축제는 올해 서울 중랑구에서 ‘2021 장미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지역축제의 화두인 유료화도 공론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축제가 유료화가 되지 않으면 지자체 주도 행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안 교수의 주장이다.

안 교수는 “진주 유등축제의 경우 유료화 초기 반대가 심했지만, 과도기를 거쳐 입장료 수입을 재투자하면서 축제가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며 “찬반 논란이 있겠지만 재투자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면 유료화는 충분히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도 기술 발전에 따른 온·오프라인 콘텐츠 보강에 대한 의견도 있다.

서유영 서울여대 겸임교수도 “최근에는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확장현실(XR) 등으로 실감나게 문화 콘텐츠가 실현되고 있어 하이브리드 이벤트를 펼칠 수 있다”며 “이런 무궁무진한 현대 과학 기술을 어떻게 오프라인 축제현장에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실무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