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골목 깔끔이 사업’도 좋지만 청소시스템 강화가 더 중요

2021-03-29     정명숙 기자
울산 북구가 2018년부터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동네를 깨끗하게 만드는 ‘마을 골목 깔끔이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벌써 4년째다. 북구청에 따르면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자생 단체나 봉사회 등 10여 개 단체를 모집해 담당 구역을 지정하고, 수시로 쓰레기 수거 등 환경 미화 활동을 하고 있다. 2018년에는 16개 단체에서 연인원 3175명이 참여해 201회 활동으로 10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2019년에도 16개 단체에서 연인원 2205명이 참여해 139회 활동으로 쓰레기 20t을 수거했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환경미화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골목이나 공한지, 하천, 해안, 산 등에 무단방치된 대규모 쓰레기를 치우는 고된 작업이 이들의 몫이다. 지역사회를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사회단체 회원들이나 이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한 환경미화과 주무관의 노고에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깨끗한 도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자원봉사들이 힘들게 청소를 하는 중에도 버리는 사람은 여전히 존재한다. 도시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사람은 다름 아닌 깨끗한 도시를 원하는 그들인 것이다. 울산지역 자치단체들은 다리 위나 공한지에 화초를 심고 꽃밭을 만드는데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 국가정원 지정으로 정원도시를 추구하면서 더 활발하다. 하지만 꽃밭을 보면서 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기도 전에 흩날리는 쓰레기 때문에 눈길을 돌리고 싶어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길거리에 나부끼는 비닐봉지와 휴지 조각 등은 그 누구도 치우지 않는다. 산길에서 만나는 쓰레기도 마찬가지다. 특히 산길이나 정상 부근에 벤치가 놓여 있으면 그 주변은 음식물 찌꺼기와 휴지, 비닐봉지 등이 수없이 흩어져 있기 십상이다. 바로 옆에 산불감시원이 있지만 쓰레기는 그들의 담당이 아닌 것이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 일본인이 방송에 출연해 일본사람과 한국사람의 차이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일본인은 집 밖의 쓰레기를 집안으로 갖고 들어오는데, 한국인들은 집안 쓰레기를 집 밖으로 내던진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관광객이 엄청나게 몰려드는 중국의 유명산들에도 쓰레기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곳곳에 쓰레기통이 마련돼 있고 그 통에 쓰레기가 담기자마자 미화원이 와서 치우기 때문이다. 개인의 인식도 변화해야 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시스템도 충분히 확대돼야 깨끗한 도시가 가능하다. 자원봉사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깨끗한 도시는 정주여건과 삶의 질 향상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