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끝없는 황사·미세먼지, 대책은 없나
2021-03-29 이재명 기자
울산은 29일 오전 7시를 기해 초미세·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다. 울산 지역의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주의보 농도는 96㎍/㎥였다. 초미세먼지주의보는 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75㎍/㎥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될 때 내려진다. 이어 이날 오전 8시에는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이날 낮 12시에는 미세먼지 시간당 평균 농도가 688㎍/㎥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1년 5월2일 황사 경보가 발령됐을 당시 미세먼지 농도가 663㎍/㎥을 기록한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세먼지 경보는 시간당 평균 농도가 30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될 때 내려진다. 오전 10시에는 황사경보까지 발효됐다. 하늘이 누렇게 보이고 차량이나 시설물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였다.
중국 발 황사와 미세먼지는 우리나라의 대기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중이 지난 2018년에 미세먼지 공동 대응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대기질 정보와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했지만 그 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 양국 모두 발표하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는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질병을 악화하고,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특히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는 초미세먼지는 폐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폐 질환 유병률과 조기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700만명이 조기 사망한다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10㎍ 증가할 때마다 암 발생 확률이 12%, 기형아를 낳을 확률은 16% 높아진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간 정부 차원의 황사 및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늦어질수록 국민들의 건강만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미세먼지와 황사의 공습이 있을 때마다 조치를 해야 한다. 어린이·노약자·호흡기 질환자는 수술용 마스크나 면 마스크보다 황사·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을 막을 수 있는 KF94 또는 KF80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가정에서는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 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또 노약자 등 황사에 취약한 계층은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코로나19에는 백신이 있지만 미세먼지에는 백신이 없다는 말이 새삼 실감나는 시점이다. 중국 발 황사와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마다 외출 자제나 마스크 착용 등 똑같은 대책만을 반복할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