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 “소변문제 부끄러워 하기보다 조기치료 중요”
노화로 골반저근 약해져 발생
남성보다 여성 발생빈도 높고
복압성·절박성 요실금 대부분
검사로 정확한 원인 파악 중요
행동요법·약물·수술치료 가능
경험 많은 전문 의료진 찾아야
2021-04-20 전상헌 기자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요실금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 빈도가 높으며, 우리나라 여성의 40%가 요실금을 경험한다. 또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빈도도 늘어난다. 이렇게 남녀노소 구분 없이 발생할 수 있는 요실금의 발생 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 이완(비뇨의학과 전문의) 울산제일병원 병원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기침만 해도 소변이 ‘찔끔찔끔’
요실금은 노화로 골반저근이 약화돼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여기에 수술이나 골반 손상 등 외적인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어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요실금의 발생 원인과 종류는 다양하다. 이중 골반저근이 약해지기 시작하는 중년 여성은 요실금이 가장 많이 생긴다. 이 경우 복압성 요실금이나 절박성 요실금이 대부분이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 재채기, 줄넘기 등 갑작스럽게 복압이 증가할 때 방광 수축 없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누출되는 현상이다. 복압성 요실금은 여성 요실금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여성 요실금의 80~90%가 여기에 속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요실금의 20~30%에서 발생한다. 이 경우 갑작스럽고 강한 배뇨감과 함께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미처 도달하기 전에 속옷을 적시게 되는 현상이 생긴다.
이와 함께 복압성과 절박성 요실금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과 전체 요실금 환자의 5% 이하를 차지하는 범람 요실금 등도 있다.
이 전문의는 “복압성 요실금은 분만 후 생긴 골반 근육의 약화와 골반 이완으로 방광과 요도가 쳐지는 것이 주된 원인이 되지만 소변을 새지 않게 막아주는 요도괄약근의 약화가 원인일 수도 있다”며 “절박성 요실금은 원인 불명인 경우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급성 방광염, 당뇨병, 자궁 수술 등의 수술을 받거나, 파킨슨병, 뇌경색 등 중추신경계 질환을 가진 경우에 잘 발생한다”고 말했다.
◇문진으로 시작되는 요실금 진단방법
요실금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자가 가지고 있는 요실금의 유형과 배뇨량, 요실금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자세한 문진이 필요하다. 신경학적 이상이 있는지, 골반 장기 등의 수술 과거력이 있는지, 분만 방법이나 횟수 등에 대한 상세한 병력의 파악이 중요하다. 또 신체검사를 통해 요실금을 유발할 수 있는 해부학·신경학적 이상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환자의 방광을 식염수로 채운 후 환자에게 기침하게 하거나 배에 힘을 주도록 해 복압이 상승할 때 소변의 누출 여부로 요실금 유무를 알아보는 ‘복압상승 요실금 유발검사’를 할 수 있다”며 “특히 요로감염이 있는 경우 일시적으로 요실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소변검사를 통해서도 요로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상생활 중 배뇨 활동을 평가하기 위해 환자도 일기처럼 배뇨 횟수, 배뇨량, 요실금의 형태나 정도를 사흘 정도 기록하는 것이 좋다. 작성된 배뇨일지는 환자의 빈뇨, 야간뇨, 요 절박의 정도를 진단할 수 있으며 야간뇨의 원인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요실금 치료나 원인 분석에 많은 도움이 된다.
또 일정한 시간 동안 패드를 착용한 후 패드 무게를 측정해 소변이 얼마나 새는지 알아보는 방법인 패드 검사도 있다.
이 전문의는 “모든 요실금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검사는 아니지만, 요실금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방광의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 방법을 요역동학 검사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요실금 적절한 치료법 택해야
요실금의 치료는 방광의 용적을 늘려 배뇨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동요법, 약물치료, 수술치료로 구분한다.
복압 요실금은 수술치료가 더 효과적이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케겔 운동, 바이오피드백, 약물요법 등 비수술 치료로도 치료할 수 있다.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는 ‘중부요도슬링’이라는 수술치료가 표준 치료 방법이다. 마취 상태로 작게 절개를 하고 인조 테이프를 삽입해 요도를 지지해 주는 방법이다. 수술 시간도 짧고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높은 성공률이 높고 치료도 효과적이다. 그 이외에도 신경조절술, 방광확대성형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있다.
이 전문의는 “고령화와 더불어 요실금 증상을 겪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소변이 새어 나오는 현상을 부끄럽게 여겨 숨기고 치료를 미루는 사례가 많다”며 “요실금은 진단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발진, 피부 감염, 피부 궤양 등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로감염의 위험성도 커지게 되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문의는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의사마다 치료법이 다르므로 경험 많은 비뇨기과 전문 의료진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