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데뷔작 故김기영 감독 ‘화녀’ 반세기만에 재개봉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 계기로
韓 첫 컬트감독 김기영 재조명

2021-04-27     홍영진 기자

“나는 환갑이 넘어서야 그 분에게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이 상을 그 분에게 바친다.”(윤여정)

“한국 영화사 속에는 그 분처럼 많은 위대한 감독이 있었다.”(봉준호)

“그의 작품은 전 세계가 봐야 할 위대한 영화였다.”(마틴 스콜세이지)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 이후 그를 영화에 데뷔시킨 故 김기영(1919~1998·사진) 감독이 조명되고 있다. 김 감독과 윤여정이 함께 한 ‘화녀’(1971)도 내달 50년 만에 재개봉한다.

한국 영화 최초의 컬트 감독 김기영은 삶 자체가 한 편의 영화다. 그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지만 한평생 ‘기괴한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영화만 찍었다. 1955년 반공영화 ‘주검의 상자’가 그의 데뷔작이다.

당대의 흥행 감독이자 작가주의적 관점에서 예술성으로도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던 대표적인 감독이었지만 점점 대중들에게 외면 받아, 1990년대 초반 쯤에는 거의 잊혔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박찬욱, 봉준호, 임상수, 류승완 등의 후배 영화인과 신진 영화평론가들이 적극적으로 그를 재조명하고 연구한 덕에 다시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그는 자택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치과의사였던 아내와 함께 갑자기 사망했다. 부부가 사망했을 때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김기영 회고전’이 열리기 며칠 전이어서 더욱 안타까움이 컸다.

반세기만에 재개봉하는 그의 영화 ‘화녀’는 ‘하녀’(1960)의 리메이크작이었다. 이후 임상수 감독이 2010년 다시 만든 ‘하녀’(2010)에서 윤여정은 원작에 없던 늙은 하녀 병식을 연기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