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1년만에 정의선 체제로 공식 전환
공정위, 정의선 총수 지정
미래 신사업 가속화 기대
2021-04-29 이형중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현대차그룹의 동일인(총수)을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했다. 정 명예회장이 21년 만에 총수에서 물러나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정의선 체제로의 전환이 마침표를 찍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지난해 10월 그룹 회장직을 정 회장에게 넘겨줬고 올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도 내려놓으며 현대차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정 회장 총수 지정은 정 명예회장이 그룹 내 직책에서 모두 물러났고, 현대차(지분 5.33%)와 현대모비스(지분 7.15%) 의결권 행사를 정 회장에게 포괄 위임한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정 명예회장의 건강 상태를 비춰볼 때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이미 정 회장 주도의 신사업 추진과 안정적인 승계가 이뤄졌기 때문에 공정위의 총수 지정을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정 회장이 대외적으로 총수 인정을 받은 만큼 현대차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사업과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직후부터 현대차 그룹의 체질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자율주행과 도심 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수소 등 모빌리티 업체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정 회장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의 순환출자 구조로 되어 있다. 2018년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간소화하려고 했지만,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와 시장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코스피 상장 이후 정 회장이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여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