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기현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울산시정 협조 중요하다
2021-05-02 정명숙 기자
당장에 그에게 주어진 안팎의 과제도 적잖다. 안으로는 4·7재보선 승리의 도취에서 빨리 벗어나서 혼돈을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탄핵 부정·불복 주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과거 적폐수사 비판 등 민감한 이슈가 터져나오면서 분란과 계파 갈등의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총장을 포함한 당안팎 대선 주자군의 경쟁 관리와 빅텐트 환경 조성을 통한 대선 체제 구축도 그의 중요한 책무다. 밖으로는 174석의 거대 여당과 어떻게 경쟁하고 협력할 지가 관건이다.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과 관련해서는 ‘폭거’라는 강한 반응을 보였던 김 원내대표가 어떤 해법을 제시할 지도 관심사다.
중앙정치권이나 언론은 김 원내대표에 대해 대체적으로 계파색이 옅고 온건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지역구에서 바라본 그는 온건하다기 보다는 ‘온건한 인상을 가진 강골’이다. 신설지역구였던 울산 남구을에서 첫 당선된 후 국회의원 4선과 울산시장에 이르기까지 한번의 실패도 없었고,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불어닥친 7회 지방선거에서는 울산시장 재선에 패한 뒤 곧바로 21대 총선에 나서 박맹우 전 의원과 경선을 거쳐 옛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되찾은 그다. 정치인으로서의 소신이 확고할 뿐 아니라 마음먹은 일에서는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는 집중력과 추진력을 갖고 있다. 반면 일에 있어서는 겉치레보다 합리성을 중시한다. 원내대표 당선 후 문재인 대통령의 오찬 제안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식사만 해서는 될 일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한 것은 의례적인 소통 보다는 원내대표로서 명분을 얻겠다는 합리적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울산 출신 정치인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핵심역할을 하게 된 것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지난 총선을 통해 숫자가 많아진 지역 야당 의원들과도 활발하게 소통함과 동시에, 정치적 견해가 다른 지방정부와도 적극 협력해서 지역의 현안 해결에도 앞장서야 한다. 특히 법적 문제로 비화한 지난 시장선거 과정의 문제가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