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코로나 확진자 동선 미리 알았다면

2021-05-09     전상헌 기자

울산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시 방역 당국도 나름 확진자 수가 속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도 연일 20~5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다. 지난 4월엔 무려 772명이라는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확진자 수(716명)를 넘겼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역학 조사관 등 즉각 대응팀 8명이 파견 나와 시 방역 당국과 함께 대응하고 있지만, 이미 9일 기준 5월 코로나 확진자 수는 벌써 278명에 달한 상태다.

가장 큰 원인으로 기존 코로나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꼽힌다. 이에 지난해까지 ‘코로나 청정지역’이라 불리던 울산이지만 ‘부산장례식장·울산골프장 연쇄 감염’ 이후 전국에서 수위를 달릴 정도로 확진자가 늘어난 것이다. 최근 확진자 10명 중 6명꼴로 영국발 변이종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확진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 당국은 여전히 정부방침 변경과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안전안내 문자’를 전날 발생한 확진자 총원과 지역별 확진자 분류까지만 제공한다. 집단 감염이 우려될 경우에만 ‘소독 완료’ ‘진단검사 필요’ 등을 발송한다. 전날 확진자 인원을 확인하고, 소독 상황을 확인한다고 시민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민들이 진정 알고 싶은 것은 확진자가 어디서 생겼고, 내 주변은 아닌지 알고 싶은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전파력이 1.7배가량 되는 영국발 변이종이 유입된 상황에서는 더욱 정보에 목마르다. 이 때문에 각자의 정보망을 총 가동해 확진자 동선을 확인한다. 이런 상황에서 혹시 모를 ‘거짓 뉴스’라도 퍼지게 되면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시 당국은 숨은 확진자를 찾기 위한 임시 선별진료소 운영은 물론이고, 오는 16일까지 진행되는 ‘울산시 긴급멈춤’ 기간 동안만이라도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는 융통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또 ‘특이 혈전증’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 백신 기피 현상 심화도 돌파해야 한다. 울산도 오는 27일부터 6월19일까지 70~74세 노인들을 대상으로 AZ 백신 접종을 한다. 현재 접종 사전예약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6시 기준 울산지역 예약률은 25.22%(9724명)으로 전국(0시 기준) 23.38%(49만8117명)보다 1.84%p 많다. 구·군별로도 북구(29.12%)와 동구(27.14%), 남구(26.76%), 중구(23.54%)는 전국기준을 넘어섰다. 울주군(21.51%)만 오는 27일부터 진행되는 접종에 앞서 비교적 예약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접종 기간에도 예약을 받기에 예약률은 더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이 추가 확보되면서 선택권은 없지만, 혹시나 바뀌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접종 동의·예약률이 떨어지는 추세다.

시 당국도 제한된 정보보다 시민들을 믿고 다양한 사실을 제공하며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방법을 함께 모색할 시점이다. 전상헌 문화부 차장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