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철새도시 인증, 생태도시 성공스토리 담아낼 자료관 필요

2021-05-10     정명숙 기자
울산이 ‘국제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Flyway network site)’에 등재된다. 환경부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이 태화강 57.59㎢ 구역을 FNS에 올린다고 울산시가 10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17번째라는 뒤늦은 등재이기는 하나 서해안이 아닌 동해안의 하천 습지에다가 인구 100만 이상 도심 하천으로는 처음이라 의미가 각별하다.

태화강은 1960~70년대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끄는 공업도시로 급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공해도시’의 상징으로 꼽혔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울산시민들의 노력으로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면서 지난 2019년 7월 우리나라의 두번째 국가정원으로 등록된데 이어 2021년 5월 철새도시로 인증됐다. 매년 물새 2만 마리 이상을 정기적으로 부양하거나 전 세계 물새 개체 중 1% 이상을 부양해야 하고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을 상당수 부양해야 한다는 EAAFP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했다. 산업도시 울산이 지구 반대편을 오가는 철새들이 오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정원을 품고 있는 도시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태화강은 자연하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경제적 성장과 생태환경을 맞바꾸다시피 했던 도시가 스스로 환경오염을 극복해낸 성공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들이 태화강 강물 위로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랬던 태화강에 최근 3년간 평균 4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찾아오고 있다. 흰죽지, 흰줄박이오리, 갈매기, 흰비오리, 민물가마우지 등 5종은 전 세계 개체 수의 1%를 넘는다. EAAFP에서도 “공해를 극복해 낸 이후 철새를 보호하려는 울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매년 철새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등재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다. 태화강 생태하천의 성공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자료관 확보다. 울산시와 산업부가 재추진하기로 한 국립산업기술박물관에 우리나라 산업의 역사 뿐 아니라 울산의 환경 역사도 함께 담아낸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으나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다. 때문에 그에 앞서 태화강의 생태환경을 설명해주는 태화강방문자센터와 태화강생태관, 철새홍보관의 활용이 먼저 고려대상이다. 현재로서는 소재지가 서로 떨어져 있는데다 운영도 제각각이어서 일목요연하게 태화강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설명하는 종합적 자료관이 되기엔 미흡하지만 통합적 운영을 통해 태화강의 성공스토리를 풀어낸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