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백신프로젝트-100인의 인터뷰]“가족들과 보내는 시간 늘었지만 여전히 무대와 박수소리 그리워”

53. 황성호 배우
코로나로 공연 사라져 무기력
유튜브 영상 촬영도 쉽지 않아
7월 대한민국연극제 무대 기대

2021-05-11     전상헌 기자
“사업이라도 했으면 증빙서류라도 있었을 건데, 프리랜서다 보니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지난해부턴 공연이 없으니깐 가끔 들어오는 영상 촬영을 하면서 버티고 있어요.”

울산연극협회 회원이자 (협)공연제작소 마당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황성호씨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후 무기력하게 사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역 축제가 사라지고, 공연무대가 없어지면서 40~50대 중장년층 배우들은 사실 고민이 많다고 한다. 연극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없는 데다, 막상 유튜브 등 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배우는 것도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동년배 동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나름 주제를 가지고 대본을 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기다리는 건 모두 코로나가 끝나 무대에 오르는 일이더라고요.”

대신 그는 5살·14개월 된 어린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택했다. 그동안 바쁜 일상으로 주말이면 자리를 비웠지만, 코로나로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며 텐트 하나 들고 자녀들과 함께 어디든 캠핑을 떠나는 ‘좋은 아빠’가 됐다.

“코로나가 저희 가정에 좋은 변화를 가져왔어요. 자녀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 준거죠. 주말이면 캠핑 장비를 들고 전라도까지도 찾아다녀요.”

그런 그도 여전히 무대는 그립다. 오는 7월 울산 대표로 나갈 대한민국연극제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 배역 수정 부분에 있어서 연출자와 ‘밀당’ 중이다. 쉽게 오지 않을 기회를 허투루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서 코로나가 끝나 관객들을 불러모아 땀 흘리며 연기를 펼치고 싶어요. 박수가 그리운 거죠, 비난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을 정도로 무대가 그리워요.”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