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로 선택과목의 중요성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학교 현장에서 상담하다 보면 학생들이 진로 선택과목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후회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2학년 때 진로 선택과목을 대충 학습해 이수한 결과를 보고 학생들이 아연실색하는 모습을 접할 때 마다 마음이 무겁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도입돼 올해 고3 수험생이 첫 세대다.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성되는데 선택과목 중 진로 선택과목은 상대평가인 9등급제로 평가하지 않고 절대평가인 A, B, C 평가 체계를 적용한다. 따라서 올해 입시를 치르는 고3 수험생들은 달라진 교육과정에서 이수한 진로 선택과목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고1, 2학생들도 진로 선택과목이 대입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기 위해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다 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라면 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또는 담임교사와의 상담활동을 통해 정보를 숙지한 뒤 우수한 학생부를 만들기 위해 각자 노력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 영역은 크게 보통교과와 전문교과로 구분된다. 이 중 보통교과의 경우 공통과목은 일반선택과 진로 선택으로 세분화 된다. 공통과목은 고1 과정에서 이수한다.
일반선택과목은 고교 단계에서 필요한 각 교과별 학문의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과목이며, 진로 선택과목은 교과 융합학습, 진로 안내 및 실생활체험 등이 가능한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고(자율고 포함) 학생들은 진로 선택과목을 3과목 이상 이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진로 선택과목의 평가는 어떻게 이뤄질까. 공통과목(과학 탐구실험 제외)과 일반선택과목(체육, 예술 제외)과는 달리 등급을 산출하지 않고 성취평가(A, B, C)로 산출한다. 원점수 기준으로 80점 이상이면 A, 60점 이상이면 B, 60점 미만이면 C의 성적을 받게 된다. 상위권 대학에서 진로 선택과목은 당락을 좌우하는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2022학년도 주요 대학별 평가 방법을 보면 우선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의 진로 선택과목에 대해 고려대는 성취도 비율을 적용한 변환 석차 등급을 반영해 B를 받았을 경우 점수 차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성취도별 환산점수를 적용한다. 반면에 성균관대는 정성평가로 반영한다. 특히 연세대 반영 과목 비율은 공통과목 30%+일반선택과목 50%+진로 선택과목 20%(A=20, B=15, C=10)를 반영한다.
서울지역 주요 대학의 2022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을 준비하는 내신 상위권 학생들은 반드시 진로 선택과목을 이수해야 하고, 성취도 평가에서는 가능하면 성취도 A를 받아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의 경우는 다음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등급뿐만 아니라 이수자 수+원점수+평균+표준편차들을 모두 정성 평가한다. 이에 내신 등급이 좋은 학생은 떨어지고 내신 등급이 낮은 학생이 합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합격자의 내신 범위가 넓게 분포되는 것이 특징이다.
학종에서는 해당 학생이 무슨 과목을 배웠는지를 아주 중요하게 평가한다. 혹시 내신이 두려워서 이수하지 못한 학생의 경우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의 경우 진로 선택과목은 진로와 연계된 과목에 관심을 갖고 선택해 이수해야 하며, 생활기록부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고3이 되면 열심히 공부해서 역전을 노려보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현행 입시제도에서는 진로 선택과목 때문에 이 같은 방식이 쉽지가 않다. 진로 선택과목이 3학년 1학기 교과목 중 절반 또는 그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절대평가로 A, B, C로 나눠져 내신 등급 역전이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고1, 2학년 학생과 학부모님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내신 성적 및 생활기록부 관리를 철저히 해주길 당부 드린다.
박봉철 울산 신정고등학교 진로진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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