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레이스 30-60 세대대결 양상 ‘불꽃점화’
2021-05-14 김두수 기자
가장 뚜렷한 전선은 이준석(36) 전 최고위원과 주호영(61) 의원 사이에 형성됐다.
주 의원이 먼저 견제구를 날렸다. 5선 의원에 원내대표를 지냈으면서도 지지율이 이 전 최고위원에 뒤진 것으로 나타난 최근 여론조사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주 의원은 지난 11일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되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중간 산도 다녀보고 원정대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나 초선 도전자인 김웅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인데, 이들의 정치적 경륜이 짧아 대선을 앞둔 당 대표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유였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이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은 수락산과 북한산, 관악산 아래에서 치열하게 산에 도전하는 후배들 마음을 이해 못 합니다”라고 응수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대구에서만 당선된 주 의원과 달리, 자신은 험지인 서울 노원에서 도전을 거듭해왔다는 것이다.
주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13일 마포포럼에서 “숲은 거목도 있고 묘목도 있어야 완전한 생태계다. 묘목들이 그림자 지니까 거목은 비키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거목과 묘목론’을 들면서 “큰 나무가 영양을 빨아들여 작은 나무로 다 보내준다”고 했다.
자신을 비롯한 중진들을 거목에, 이 전 최고위원과 김 의원 등을 묘목에 빗댄 셈이다.
젊음과 경륜, 패기와 관록의 대립 구도는 다른 주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도전자 중 최고령인 홍문표(74) 의원은 “당에 온 지 이제 1~2년 된 분들에게서 지도자의 경륜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제동을 걸었다.
김웅(51) 의원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새 리더십만이 낡은 규범을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떠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