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단독으로 김부겸 총리후보자 인준안 통과
국힘 의원들 표결 불참 퇴장
민주 의원 주도로 인준 처리
“민생 위기 속 공백 더는 안돼”
해수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
김기현 대행, 대통령 면담요청
“여당, 청와대 눈치보고 있어”
여야간 합의 불발로 인사청문특위에서 청문보고서 채택되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상정, 표결처리 통과시켰다. 또 야당이 지명한 부적격 장관 후보자 3명 가운데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다.
국회는 13일 오후 7시 박병석 국회의장의 사회로 본회의를 열어 야당인 국민의힘이 표결 불참 직후 퇴장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인준을 처리했다. 총리 인준안은 재석 의원 176명 중 찬성 168명, 반대 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가결됐다.
지난달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지 27일 만이다.
이로써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세번째 총리이자 제47대 총리로서 취임하게 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논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직권으로 임명동의안을 상정한 박 의장은 “코로나와 민생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 공백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박 의장은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는데 총리마저 없는 상황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여러 차례의 촉구에도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그동안 김 후보자와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를 분리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국민의힘이 장관 후보들의 거취도 연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논의가 평행선을 달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야당이 부적격 판정한 장관 후보자 3명의 임명 및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의 협상이 결렬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요구했다.
김 대표 대행은 “국무총리와 장관을 선정하면서 한 명이 자진사퇴 했으니 나머지 세 명에 대해서는 임명하겠다는 이런 식의 산수에 의한 숫자 놀음으로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특히 김 대행은 대통령 면담 요청 배경에 대해 “여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있거나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민심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문제는 인사권자가 결단해야 할 문제”고 설명했다.
앞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배우자의 도자기 불법 반입·판매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인사 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이날 결국 자진 사퇴했다.
청와대는 이날 박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관련,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로, 이를 계기로 국회 청문절차가 신속하게 완료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박준영 후보자와 함께 부적격 논란에 직면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사실상 임명 수순을 밟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박 후보자는 청와대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진 사퇴 결론을 내렸다. 국민 여론, 국회·여당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은 청문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국무총리 이하 후보자들에 대해 국회가 신속하게 마무리를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박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것과 관련, “후보자가 여러 어려움 끝에 사퇴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고심 끝에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사필귀정”이라고 밝혔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