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03)]일주문, 천왕문 거쳐 불이문으로
2021-05-18 이재명 기자
여기 오는데/ 평생 걸렸다// 오르막에 지친 무릎/ 수고 많았다// 돌아보면 모든 말들이/ 다 헛소리였다// 비를 기다리던 저녁이/ 붉은 휘장 치는 시간// 그리운 사람도 없으니/ 떠나기 적당하구나
‘불이문’ 전문(전윤호)
사찰을 방문하면 보통 세 종류의 문을 통과하게 된다. 이를 사찰의 삼문(三門)이라고 한다. 첫번째 관문이 일주문이고, 그 다음이 사천왕상이 있는 천왕문이다. 마지막 관문은 불이문 혹은 해탈문이라고 한다.
일주문은 승(僧)과 속(俗)을 경계짓는 관문으로, 기둥을 한 줄로 세워 건축물을 지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주문에는 보통 입차문래 막존지해(入此門來 莫存知解)라는 구절이 걸려 있다. ‘이 문 안으로 들어와서는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세간의 알음알이로 해석하려 하지 말라’는 뜻이다. 중간문인 천왕문은 불국토를 지키는 동서남북의 사천왕을 모시는 문이다. 사천왕(四天王)은 본래 인도의 고대 신화 속에 등장하는 귀신들의 왕으로서 각기 수미산 중턱의 동서남북을 관장한다고 한다.
불이문은 삼문의 마지막 관문으로 불이(不二)의 경지를 상징한다. 이곳을 통과하면 바로 도리천에 다다른다. 불이는 곧 해탈의 경지이기 때문에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한다. 모든 번뇌와 망상이 끊어지는 문이다.
불이문까지 오는데 평생이 걸렸다고 시인은 고백한다. 돌아보면 다 헛소리였다고 고백한다. ‘타타타’는 1991년 불자가수 김국환이 불러 많이 알려졌다. 산스크리트어인 이 말을 한자로 옮기면 ‘진여(眞如)’ 또는 ‘여여(如如)’가 된다. 한마디로 모든 분별심이 끊어져 ‘있는 그대로’ 대상이 파악되는 마음 상태를 말한다. 불이문을 통과하면 타타타의 경지에 들어가게 된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거지/ 그런거지~ 음음음 어 허허… ’
이재명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