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추경예산 관련 집행부-의회 갈등 고조
2021-05-18 정세홍
홍유준 울산 동구의회 의장은 17일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천석 동구청장에게 최근 논란이 된 예산 등 현안을 비롯해 행정 전반에 대한 1대1 끝장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최근 동구의회와 동구는 2021년 당초예산, 제1회 추가경정예산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 예산 집행 방향과 반려동물 놀이터 입지 등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이날 홍 의장은 양측의 이견이 생산적 논의가 아닌 단순 갈등으로만 비춰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의회를 비난하는 여론 조작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토론 제안 이유를 밝혔다. 특히 지난 1월과 4월 지역사회에서 현수막을 통한 여론 조작이 정천석 동구청장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홍 의장은 “운동기구 보수 예산 삭감과 관련해 지난 1월 의회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동구 곳곳에 게재됐다. 이 현수막들은 전 동구청 비서실장이 운영하는 SNS에 주민들의 의견인 것처럼 활용됐다”며 “하지만 게시자가 없어 의회가 항의했고 동구는 철거 후 똑같은 내용에 게시자 ‘동구청’이 추가된 현수막을 다시 걸었다. 정 청장의 지시 없이 공무원 스스로 의회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게시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제1회 추가경정예산 삭감과 관련해 의회를 비난하는 현수막은 정 청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동구지역위원회 이름으로 걸렸다”며 “현수막 내용은 각종 주민 간담회에서 의회를 비난한 정 청장의 발언과도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 의장은 정 구청장이 의회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는 탓에 의정활동도 방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장은 “의회는 최근 정부가 연장을 검토 중인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과 관련해 동구가 신청한 사업(목적 예비비) 내역을 요청했지만 동구는 정당한 사유 없이 법적 기한 내에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동안 의회의 의정활동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자료를 제공해 왔다. 공무원들이 청장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아니면 정 청장의 지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정 청장은 뒤에서 주민들을 선동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주민들에게 양측의 입장을 상세히 알리고 동구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구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동구 관계자는 의회 비난 현수막 게시는 누가 한 건지 알 수 없고, 자료 미제출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