郡의회, 자료 미제출에 심사·계수조정 생략

2021-05-18     이춘봉
추경 예산안 심사를 놓고 울산 울주군과 울주군의회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군의회 경제건설위원회가 3일간의 상임위 심사에 이어 계수조정까지 생략함에 따라 공은 예결위원회의 손으로 넘어갔다.

군의회 경건위는 17일 2021년도 추경안 계수 조정을 앞두고 정회를 선언한 뒤 속행 없이 산회했다. 경건위는 앞서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추경안 심사에서 편성 사업의 우선순위와 재정 여건, 효율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미편성된 사업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정회를 이어갔다.

집행부는 경건위의 요구가 예산 편성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각종 사업의 선정·제외 과정에서 개입된 정무적 판단이 이해 상충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제출 불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군은 관련 자료 제출이 관례로 남을 경우 예산 편성의 근간이 흔들린다며 자료 제출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 기조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집행부가 끝내 요청 자료를 제출하지 않음에 따라 경건위는 계수 조정을 포함해 4일간 심사 일정을 모두 생략하며 아무 소득 없이 일정을 마쳤다. 경건위가 심사하지 않은 추경안은 원안 그대로 예결위로 넘어갔다.

경건위 소관 예산안이 예결위로 넘어감에 따라 셈법은 더욱 복잡하게 변했다. 예결위 소속 7명 가운데 경건위 소속 의원은 총 4명인 만큼 이들이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예결위 심사 역시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 경건위 소속 의원 중 2명의 여당 의원이 입장을 변경한다 하더라도 야당 의원 4명이 동조할 경우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

행정복지위원회 소관 추경안은 심사가 마무리된 만큼 예결위 심사를 거쳐 상정하고, 경건위 추경안은 전액 삭감한 뒤 본회의에 상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반쪽 추경안이 통과된다.

예결위가 행복위와 경건위의 추경안을 모두 심사하지 않고 본회의에 올릴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본회의에서는 여야 구도가 6대4로 바뀌는 만큼, 여당 소속 의장이 추경안을 직권상정하거나 본회의에서 심사한 뒤 다수결로 통과시킬 확률도 있다. 최악의 경우 조례안만 통과시키고 추경안은 처리하지 않은 채 폐회할 수도 있다.

한편 군은 당초예산 9324억원보다 406억원 늘어난 9730억원 규모의 2021년도 제1회 추경안을 군의회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 행복위 소관 예산은 239억4000여 만원, 경건위 소관은 166억6000여 만원이다. 행복위는 예비심사에서 진하해변 편의시설 정비사업 3억5000만원을 삭감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