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정의 따사로움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2021-05-18     경상일보

따스한 봄날이 우리를 나른하게 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의 세계로 유혹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위축돼 있는 우리들 자신을 봅니다. 특히 진료실에서 아이들과 부모님을 만나면 아이도 부모도 다 같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지도 못하며, 엄마들은 집안에서 아이들과 시름하고 청소하고 정리하고 한 끼 밥을 준비해서 먹이고, 게임을 제지시키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아이들 셋을 키우고 있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부모에게 크나큰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가끔씩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부모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좋지 않거나, 심각한 경제적인 위기, 가정의 불화 및 자녀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아이들을 제대로 양육할 수 없을 경우 부모와 아이들이 분리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들은 양육원이나, 쉼터, 그룹 홈 등의 사회적 시설에서 지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시설도 아이들에 다양한 서비스와 양육, 돌봄을 제공해주고,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의 정상발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현실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환경은 가정 에서 부모의 사랑과 돌봄을 받고 자라는 것입니다. 가정은 건전하고 정상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대인관계에서 타인을 신뢰하고, 공감하게 하며,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는 휴식과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기본적인 환경입니다. 특히 생후 3세까지는 가정에서의 가족과의 관계가 향후 아이들의 성격형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기초한다면 부모와 분리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최선의 환경은 일시적인 또 다른 가정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가정위탁지원센터가 하는 일이 바로 아이들이 친가정과 분리되어 있는 일정기간 동안,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편안한 가정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제가 10여년 이상 울산가정위탁지원센터에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정말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대신할 가정을 찾고 자라고 성장하여 다시 친가정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또한 그 속에서 위탁부모님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열정을 보았기에 그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않을 없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새로운 가정을 찾기 위해 기다리는 많은 아이들과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시는 모든 위탁부모님들에게 따뜻한 가족을 선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 우리의 가정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다시 한 번 가정위탁에 대한 관심과 참여, 긍정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박정환 굿마인드의원 울산시 가정위탁지원센터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