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지산 훼손 방치, 관광울산 포기나 다름없다
2021-05-20 이재명 기자
또 최근 울주군의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 사업’이 인기를 얻으면서 가지산을 찾는 인구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영남알프스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정상석이 두개나 되고 높이도 달라 등산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영남알프스 완등도 좋지만 울산의 대표 산인 가지산을 제대로 알려야 관광이 살아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에 낙뢰를 맞은 곳은 국기게양대를 세워놓은 암반으로, 심하게 쪼개졌다. 일부 암반은 정상 인근에 위치한 산장까지 날아가 지붕이 파손되기도 했다. 등산객들이 떨어져 나간 돌을 잘못 밟을 경우 아래쪽 사람들이 다칠 위험도 있다.
지난 2016년 8월1일 부산 금정산 정상 고당봉(801.5m)에 세워진 표지석이 낙뢰를 맞고 산산조각이 난 일이 있었다. 이날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면서 낙뢰가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지나가는 등산객이 없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등산객들은 그동안 가지산에 낙뢰가 자주 발생한 것은 철제 국기게양대가 정상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울주군은 안전을 위해 국기게양대를 철거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산악회 회원들은 철거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가지산 국기게양대가 국내에 설치된 국기게양대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설치돼 상징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피뢰침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피뢰침 설치 자체가 자연훼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지산 정상부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두 개의 정상석이 서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것으로 1240m라고 표기돼 있다. 다른 하나는 울주군이 만든, 1241m로 표기된 정상석이다. 이 때문에 가지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가지산 높이는 국가기준점 기준으로 1240.91m다. 울주군은 정상석이 서 있는 곳이 청도군 땅이어서 할 수 없이 그대로 놔두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산악회의 잘못된 정상석이 울산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데도 울주군이 그대로 방치한다면 관광울산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