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의 음악이야기(187)]K-자장가

2021-05-20     경상일보

동서고금을 통하여 자장가를 부르지 않은 시대가 없었다. 캐시 헨더슨은 “자장가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지혜의 노래”라고 했다. 청록파 시인 박목월은 “자장가야말로 우리가 처음으로 이 세상에서 듣게 된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시”라며 여러 편의 자장가를 지었다.

헝가리 자장가를 들어보면 이렇다. ‘자거라, 아가야, 잘 자거라. 저녁별이 떠올랐다. 딸랑딸랑 어린 양은 종을 울리며 느릿느릿 집으로 간다.’ 터키의 자장가는 ‘콩이랑 양파랑 배불리 먹어라, 우리 아들.’ 자장가의 가사에는 칭얼거리는 아기를 달래고 재우려는 아이디어가 들어 있다.

스페인 자장가의 가사를 보면 ‘잘 자라, 우리 아가, 푹 자거라. 일어나면 옥수수 스프를 먹게 될 테니.’라고, 먹을 것으로 아기를 달랜다. 반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유루바족은 ‘우리 아기 자라서 변호사 되렴.’라고 장래의 희망을 노래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자장가는 잠들지 않는 아이에게 겁을 주듯 ‘누구 줄까 이 아기? 베파냐 마녀에게 주자.’ 하기도 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듣고 부른 ‘모차르트 자장가’로 알려진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기 양도/ 다들 자는데….’ 이 자장가는 고전주의 시대에 활동한 작곡가 베른하르트 플리스의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자장가는 어떤 내용일까?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자장 자장 우리 아기 꼬꼬 닭아 우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멍멍 개야 짖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자장 자장 잘도 잔다. 금자 동아 은자 동아 우리 아기 잘도 잔다 금을 주면 너를 사며 은을 주면 너를 사랴 나라에는 충신동아 부모에는 효자동아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자장 자장 잘도 잔다.’

한국의 ‘K-자장가’가 1970년 서양 음악의 중심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자장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적인 작곡가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람스의 자장가들을 물리치고 ‘자장 자장 우리 아기~’로 시작한 한국 할머니의 자장가 소리에 29개국에서 모인 어린이들이 단박에 잠이 들어 우승을 한 기록이 있다.

#추천음악==우리 아가 자장 자장의 노래.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