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분위기에 유튜브 진출도 ‘부동산의 변신’

2021-05-21     석현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규제까지 강화되자, 거래절벽에 내몰린 울산지역 부동산들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나섰다. 그동안 부동산은 일명 ‘목 좋은 곳’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갖추고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적극 활용한 부동산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울산 중구에 문을 연 A부동산중개업소는 대문부터 옅은 갈색의 원목을 사용해 카페 분위기를 냈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꾸며져 따뜻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간판에서 ‘부동산’이라는 글자가 없다면 카페나 옷집으로 착각했을 정도다.

A부동산중개업소는 “지난해 폐업한 카페 자리를 그대로 임대했다. 카페처럼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부동산을 열고 싶었는데 특별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계획대로 부동산을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업체가 직방, 네이버부동산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으로도 진출했다.

울산 동구에서 중개업을 하고 있는 B씨는 코로나 확산 이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직접 매물로 나온 원룸에 가서 영상을 찍고, 매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내레이션과 자막으로 편집해 올리는 것이다. 시작한지 겨우 6개월이지만, 각 영상마다 수천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문의도 크게 늘었다.

B씨는 “조선업 경기 불황으로 동구지역 부동산 운영도 힘든 상황이다. 최근엔 코로나 확산으로 온라인으로 집을 알아보고자 하는 수요가 부쩍 늘어났다. 우리 부동산은 주로 원룸 매물이 많은 만큼 젊은층이 많이 보는 플랫폼인 유튜브를 이용하기로 했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구에 위치한 C부동산의 경우 매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사진과 함께 매물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담겨 있다. 인스타그램은 C부동산 블로그와 연결돼 블로그에서는 보다 자세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부동산이 변화 하는데에는 치열해진 부동산업 경쟁, 젊어진 주요 계약층 등이 언급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2015년 8만6474명에서 2020년 11만 786명으로 3년만에 20%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개업소의 폐업은 줄어드는 반면, 개업은 늘면서 자리 싸움도 격화하는 중이다.

실제로 가격이 급등한 대장아파트 인근 상가는 한집 건너 한집이 부동산이다. 남구 신정동 문수로 아이파크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사무실에 책상만 놓으면 되는 사업이라,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데 여전히 새로운 부동산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