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2회 공판도 공전

2021-05-25     이춘봉
기소 1년4개월 만에 공판 준비 절차를 마친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판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일부 피고인이 증거나 혐의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음에 따라 본격적인 법리 다툼에 시일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경제부시장,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에 대한 2회 공판을 열었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 정식 공판 기일로 열린 이날 피고인 15명이 모두 법정에 출석했지만, 시작한 지 약 50분 만에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의 변호인이 증거에 관한 의견을 밝히지 못했다”며 “변호인 의견이 나와야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빨리 증거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증거 의견이 추가로 나오지 않는 이상 더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다음 공판 기일에 증거 의견이 정리될 경우 빠르면 7월에 기일을 열어 서증 조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혐의에 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던 이 국정상황실장의 변호인은 “기록이 방대해서 다 검토하지 못했다”며 다음 기일 전 공소 사실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검찰은 공소 사실 입증 계획을 밝히면서 “변호인이 검찰 진술 조서의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25명 정도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이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은 진술인들은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 재판은 6월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한편 송철호 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한 싸움이 예상되지만 죄를 지은 바 없어 당당하게 싸워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며 “재판으로 울산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고 오로지 시정에만 전념하지 못하게 될까 걱정스럽고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