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화연오토캠핑장, 울산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

2021-05-25     정명숙 기자
울산 중구 태화연 오토캠핑장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캠핑을 즐기려는 울산시민들에게 유용하다. 특별한 부대시설은 없지만 깨끗한 공간으로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저수지가 자리하고 있어 인근 혁신도시의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연못을 한바퀴 도는 산책길로도 인기다.

울산 중구가 이 태화연오토캠핑장에 레포츠 시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캠핑장 입구에서 인근 야산 중턱까지 약 350m에 로프 등의 시설을 설치해 하늘자전거를 운영할 계획이다. 태화연오토캠핑장이 개발제한구역이므로 레포츠 시설을 설치하려면 공원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중구는 용역비를 확보했다.

중구는 입화산에 조성 중인 키즈레포츠 시설과 함께 태화연오토캠핑장에 하늘자전거가 설치되면 태화강국가정원을 방문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태화강국가정원과 연계한 관광자원 확충을 위한 시도다.

관광객 유치에 있어 볼거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즐길거리다. 특히 울산은 위락시설이 부족하다. 대규모 놀이공원이나 아쿠아리움, 워터파크 등이 하나도 없는 도시다. 가능하다면 자녀 중심의 여행을 즐기는 젊은 가족들을 끌어들일만한 즐길거리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아무데나 레포츠시설을 설치한다고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먼저 하늘자전거가 태화연오토캠핑장에 유용한지 따져보아야 한다. 하늘자전거를 설치한다고 해서 태화강국가정원과 연계가 되느냐도 점검해야 한다.

태화연오토캠핑장은 산속이나 바닷가의 캠핑장과는 달리 아파트단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애초에 레포츠시설을 추가해 왁자지껄한 관광시설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연히 관광시설을 조성했다가 소음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살 우려도 없지 않다. 별다른 볼거리도 즐길거리도 없는데 달랑 하늘자전거 하나로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태화강국가정원과도 거리가 꽤 떨어져 있어 연계성을 갖기도 쉽지 않다.

태화연오토캠핑장은 주변여건상 폭넓은 관광자원으로 발전하기는 어렵다. 도심에 자리한 태화연오토캠핑장만의 특징을 살려 울산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야영장으로 정체성을 살려나가는 편이 낫다는 말이다.

중구에는 태화연오토캠핑장 외에도 입화산참살이숲야영장·캠핑장과 황방산생태야영장이 있다. 규모가 크고 주거지와 다소 떨어져 있는 이들 캠핑장에 다양한 레저시설을 집중하는 것이 관광객 유치에도 더 도움이 된다. 태화강국가정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있어서는 태화연과 입화산참살이숲아영장이 접근성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