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반도체 수급난까지…현대차·기아 생산차질 확대

2021-05-26     김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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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현대차·기아의 국내외 공장의 휴업이 잇따르며 생산차질이 확대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인도 타밀 나두주(州) 공장(연간 68만대 생산)의 가동을 이날부터 5일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근로자 2명이 코로나로 쓰러진 뒤 다른 직원들이 불안감을 표하자 현대차는 5일간의 유급휴가를 주고 공장 문을 닫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재개하기를 반복하고 있어 당분간 생산차질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나흘간 아산공장을 휴업한 데 이어 이달 24~26일에도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업계에서는 이번 휴업으로 30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이달 17~18일에는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을, 18일에는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을 각각 휴업했다.

6~7일에는 포터 생산라인이 멈췄고, 지난달 7~14일에는 코나와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공장 휴업이 잇따르면서 차량 출고도 지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출고 기간이 한 달이 넘지 않던 아반떼는 10~11주를 대기해야 하며 투싼은 고객에게 출고 일정을 고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아이오닉5는 4만3000대가 사전계약됐지만 첫달 출고 물량이 114대에 그쳤다.

기아는 오는 27~28일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인 EV6는 생산 목표인 1만3000대를 훌쩍 넘은 3만대가 사전예약됨에 따라 연말까지 인도받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가 필요한 기본 사양을 빼거나 일부 선택 사양을 적용하지 않으면 차량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아이오닉 5는 일부 선택 사양을 제외한 새로운 옵션까지 구성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현대차·기아의 연간 생산량은 5%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