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기후변화, 평균의 함정
지난 24일,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6~8월) 장기기상전망을 발표했다. 6월과 7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로 나타났고, 낮을 확률은 각각 20%에 불과했다. 8월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로 즉, 여름기온이 평년보다 대체로 높아 더울 것으로 본 것이다.
올해 여름철 강수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되겠다. 6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 7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내다봤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라니냐(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 생기는 이상현상)는 봄철 동안 약화돼 이달 종료된다. 라니냐가 종료되는 해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소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북태평양과 열대 서태평양의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온도와 지구온난화 경향은 기온 상승 요인으로 작용된다. 지난 2018년 기록적인 폭염 때가 그랬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바로, ‘평년값’이다. ‘평년값’이란 1958년 세계기상기구(WMO)가 1961년부터 과거 30년 단위로 기온, 강수량, 바람 등 기후 측정값의 평균을 낸 것으로 기후 변동의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4월부터 1991~2020년(남한 73개 관측 지점) 평균값을 ‘새 평년값’으로 산출해 적용하고 있다.
‘평균’이란, 전체값을 고루 나눠 중간을 나타내는 값으로 자료의 전체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평균만으로는 전체를 나타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평균의 함정’이다.
평년과 비슷한 더위와 강수량이 된다 할지라도 평년값에서 크게 벗어난 극값들의 평균값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봄이 그랬다. 전체 평균값은 기후평년값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열흘만에 겨울과 한여름을 오가는 날씨였다. 강수량이 평년수준과 비슷하다 하더라도 올해도 예상치 못한 블로킹이나 정체성 기압계가 나타나면서 강수가 정체할 가능성이 있다. 지역적 강수량의 편차가 큰 전형적인 기후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는 장기예보와 더불어 1개월 전망, 중기예보(10일 전망), 단기예보(3일 전망) 등도 모두 꼼꼼하게 들여다봐야한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