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유식해상풍력발전, 제2의 조선·해양산업으로

2021-05-27     정명숙 기자
풍력과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다. 경제성이 낮다는 것이 첫째 이유이고 시설 설치·운용 과정에서 환경 훼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인다는 것이 변함없는 정부 에너지정책 기조이기는 하지만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답보 상태나 다름없다. 하지만 울산시는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사업에 과감하게 나섰다. 부유식해상풍력발전이 그동안 드러난 신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부유식해상풍력전략보고회를 가진데 이어 26일 울산시청에서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부유식해상풍력 프로젝트 발표회를 가졌다. 울산시는 2030년 부유식해상풍력발전과 연계해서 수소경제와 오일가스허브 등 3대 에너지산업계획을 발표했고, 석유공사는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소개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어 발표에 나선 현대중공업의 그린수소생산 실증설비 구축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부유식해상풍력발전 사업에서 풍력발전기의 설치와 운송 유지보수 등을 맡게 되는데, 의외로 이날 발표에서는 부유식해상풍력과 연계한 100㎿급 그린수소생산 실증설비 구축 계획을 내놓았다.

시는 2030년까지 6GW급 부유식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57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고, 그 중 20%를 수소생산에 사용할 계획이다. 수소전기차 56만대를 운용할 수 있는 규모다. 석탄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해 만든 수소를 친환경에너지라 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한 그린수소생산이다. 이 과정에 현대중공업이 뛰어들어 100㎿급 생산 실증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해양플랜트 기술력을 가진 현대중공업이 부유식해상풍력발전과 그린수소사업으로 새로운 해양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중공업은 한때 풍력발전기 제작사업을 하다가 포기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 때문에 울산시의 강력한 요청에도 오랫동안 풍력발전사업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참여를 꺼려왔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부유식 해상풍력이 제2의 울산 조선해양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6GW급 부유식해상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면 일자리 21만개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석유공사, 동서발전 등 울산지역 공기업과 울산지역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이 손을 잡고 ‘세계 1위 부유식해상풍력발전도시 울산’을 완성하고 우리나라 2050탄소중립을 이끌 수 있을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