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가치란 무엇인가
사물의 가치를 판단할 때 지급되는 돈의 크기로 구분할 수 있다. 많은 돈을 지급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크고, 적게 지급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가치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한 기사에서 모 작가의 그림이 수백만 원에 거래됐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림에 문외한인 필자로서는 초등학생의 그림인지, 유명 작가의 그림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 같은데 수백만 원에 거래되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어떤 이유로 그만한 가치가 부여되었는지 궁금하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데이터 진본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NFT(대체 불가 토큰)라는 기술은 디지털 자산을 복제 불가능하게 한 블록체인 기반 기술인데 트위터라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창시자가 자신의 플랫폼에 남긴 첫 글이 경매에 팔렸다. ‘just setting up my twtter’라는 이 한 줄의 댓글이 28억 원이라는 가치로 낙찰되었다. 의미는 있어 보이나 필자는 과연 28억원이라는 가치가 되는지 의문이 든다.
이 뿐만이 아니라 천정부지로 뛰는 부동산의 가격과 신규 상장되는 기업들의 공모가나, 그리고 무엇보다 쟁점이 되는 가상화폐 등을 볼 때 과연 이 가치들은 어떻게 평가되고 인식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납득되지 않는 것 투성이다. 가치의 기준이 바뀐 것인지, 가치가 그만큼 없어진 것인지 혼돈이 된다.
19세기 가치론이 형성되던 때 미국의 철학자 페리는 ‘가치의 일반 이론’에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가치는 ‘관심’이라는 관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부여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관심이란 의미 그대로 정서나 감정의 하나로써 본질적인 가치를 내재하고 있는지 필자는 의문이 든다. 가치란 어느 정도 객관성을 띄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필자는 지금의 가치평가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파동처럼 될까 심히 염려스럽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그럼, 사람의 가치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타인의 관심으로 가치가 결정되어 진다는 주장에 따르면 사람 또한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 어떤 사회적 지위나 명예가 있는지, 얼마나 재산이 많이 있느냐는 타인의 시선이나 관심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과연 그러한 삶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나를 위한 하루 선물’ 서동식 저자는 말한다. “내가 가진 것이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추구하는 것이 나의 가치를 결정한다.”
자신의 가치는 남이 어떻게 평가하고 관심을 가지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느냐는 본질적인 가치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양희종 ITNJ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