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나눔천사의 응원 덕에 용기 얻은 母子

2021-05-28     정세홍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이 부모 불화로 이혼 후 정서적 불안을 겪는 석훈이(가명·7)네 사연(본보 지난 7일 8면)을 접하고 흔쾌히 후원을 결정했다. 이철민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사무지원팀 리더와 배동우 사원은 회사를 대표해 ‘집다운 집으로 10호 나눔천사’가 됐다.



◇“몸과 마음 건강히 잘 자라길”

이철민 리더는 “10여년 전부터 회사 봉사단(샤롯데봉사단)에서 울산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집수리 봉사를 계속해오고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101번째 가정 집수리를 끝으로 봉사가 중단됐다. 계속하려는 계획만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지면과 초록우산으로부터 딱한 사정을 듣고 후원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학대가정, 취약계층 아동에 대해 접했는데 실제로 울산에도 이런 사연을 가진 가정이 있는지 사실 처음 알았다”며 “취약계층 아동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회사가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돕고 싶다”고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했다.

이 리더는 이어 “(석훈이 가정이) 혼자서 자식을 부양하고 있지만 용기 잃지 말고 씩씩하게 생활했으면 좋겠다. 아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며 “국가에서도 힘들게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자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사 후 크게 밝아진 석훈이

이같은 후원으로 석훈이네는 최근 부족한 보증금을 마련하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했다. 석훈이네 가족이 이사한 집은 LH 국민임대주택으로 방 2개와 거실 1개로 구성돼있어 이전 집보다 크게 넓어졌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에서 지원해준 주거비 중 보증금을 납부하고 남은 금액으로 가구도 마련할 수 있었다. 월 임대료는 약 16만원으로 주거급여를 통해 납부할 수 있어 부담이 크게 줄었다.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과 불안으로 엄마 없이는 혼자 있지 못했던 석훈이는 관할 행정복지센터와 드림스타트 심리지원으로 이전보다 크게 밝아진 모습이다. 극도로 두려워하던 태권도 학원도 긍정적으로 적응하며 다니고 있다. 석훈이 엄마는 근로활동을 병행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거주지를 이전한 뒤 훨씬 마음이 놓인다고 한다. 거주지 인근에 학교, 학원, 병원 등 아동 돌봄 인프라가 잘 형성돼있기 때문이다.

석훈이 엄마는 “무엇보다 아이가 안정된 환경과 친구들을 선물 받게돼 좋다”며 “집안에서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던 아들의 동선을 늘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소극적인 성격으로 또래 관계 형성에 시간이 걸리던 석훈이는 이제 더는 집을 옮겨다닐 생각에 불안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려고 한다. 석훈이 엄마는 “좋은 길인 줄 알았던 길이 그토록 굴곡진 길이 될지 누가 알았겠느냐”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후원자님을 통해 이 길이 조금 밝아진다면 열심히 이 길을 밝혀서 저 또한 누군가의 우산이 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경상일보-초록우산 연중캠페인)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052·275·3456)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