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 관광의 촉매제가 될 케이블카

2021-05-28     경상일보

오랜 논란 끝에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드디어 본격화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 18일 울산시는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소노인터내셔널과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개발사업 실시 및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다고 발표했다. 계획대로면 2023년 봄 천혜의 풍광을 지닌 대왕암공원에서 일산해수욕장 언덕으로 연결되는 길이 1.5㎞의 케이블카와 0.9㎞의 집라인이 완공될 것이다. 대왕암, 슬도, 일산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해안 둘레길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비경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동안 ‘산업도시 울산’이라는 명패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제 이곳에 들어서게 될 해상케이블카와 집라인은 대왕암 일대의 멋진 경치를 널리 알리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통영, 여수 등에 기 설치된 해상케이블카처럼 볼거리와 놀거리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동구지역은 오랜기간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메카로서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선도자였으나 5~6년 전부터 조선업이 위축되면서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되었고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경제 재건을 위해서는 기존 산업을 혁신하고 신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긴요하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도 뛰어난 자연풍광이 많은 만큼 이를 잘 활용하여 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면 고용창출 및 소득증대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울산 서쪽의 영남알프스에서도 지난 20여년간 지난하게 추진과 중단을 반복해왔던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울주군은 지난 3월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키로 하고 세진중공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과거 민영방식으로 추진되다가 경기침체로 적극 나서는 업체가 없어 이를 다시 공영방식으로 추진하였지만 낙동정맥 등 환경훼손 문제와 국민 세금으로 추진되는 점 때문에 반대도 많아 결국 환경청이 부동의 결정을 하면서 공사추진이 좌절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지역 환경단체, 산악회 등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지는 등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환경단체의 중요한 목적이 무분별한 환경 훼손을 방지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영남알프스 자락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할 존재인 만큼 자연에 조금도 손 대면 안된다는 식의 반대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케이블카 건설이 심각한 산악훼손이 아니라면 함께 대안을 찾아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 대구 달성군의 경우 참꽃으로 유명한 비슬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중인데 비슬산에 위치한 3개 사찰 스님과 신도, 장애인단체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며칠전 비슬산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본안서를 대구환경청에 제출하였다고 한다. 무작정 반대하기 보다는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노약자, 장애인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참꽃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스위스, 이태리, 오스트리아 등 유럽국가의 경우 이미 수십년 전부터 알프스 산맥 주위에 수천 개의 케이블카와 산악열차를 설치하여 운행하고 있다.

필자는 수 차례 얼음골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1000m 높이의 조망대에 올라 가지산을 바라보고 천황산을 트레킹한 적이 있는데 아름다운 산악풍경을 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케이블카 덕에 어렵지 않게 영남알프스의 멋진 풍광을 느낄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지난 가을에는 간월재 억새평원이 보고 싶어 배내골에서 임도를 통해 간월재에 올랐는데 은빛 물결과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빠졌다.

하지만 왕복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걸렸고 힘도 들어서 몸이 좀 불편하거나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은 쉽게 오르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신불산 케이블카가 완공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멋진 경치를 선사함으로써 아름다움과 행복감을 함께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좌로는 초록빛 영남알프스, 우로는 푸른 동해바다를 아우르는 울산이 산업도시 뿐만 아니라 관광도시로도 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신불산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이 조속히 추진되어 울산 관광의 도화선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영민 한국은행 울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