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 미지근한 식염수로 씻는것만으로도 예방

2021-05-28     전상헌 기자

장마철과 환절기면 심해지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우리나라 청소년 4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증상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학습능력과 집중력, 생산성 저하를 야기하고 의료비 증가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비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조6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이태훈 울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알레르기 비염 발생 원인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주로 재채기나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성인의 10~40%, 소아의 10~46%에서 발생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가족력이다. 부모 중 한쪽에 알레르기가 있을 때 자녀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절반 가량이다. 양쪽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확률은 75%로 증가한다.

유전적 요인 외에 환경적 요인도 크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에 의해 1년 내내 증상이 지속되는가 하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이나 가을에 주로 발생한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 방법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은 환자와 상담하고 증상만 살펴봐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다만 알레르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항원을 명확히 알고 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생체 내 피부반응 검사와 시험관 내 면역혈청 검사, 알레르기 유발반응 검사 등을 실시한다. 유발인자가 확인되면 알레르기 항원 제거나 회피 치료를 한다.

이와 함께 약물·면역·수술요법 등도 있다. 약물은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 등이 주로 사용된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약물치료만으로는 힘든 경우에는 면역치료를 한다. 원인 알레르기 물질을 체내에 소량씩 투여해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과민성을 감소시키고 증상의 호전을 가져오는 치료법이다.

이태훈 울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면역치료는 장기간 증상의 호전을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치료 기간이 3~5년 걸려 많은 노력과 주의가 필요하다”며 “코막힘 개선을 위해 휜 코뼈를 교정하는 등의 수술요법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과 코감기는 달라

코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 코막힘 등 증상은 같지만, 완전히 다른 질병이다. 코감기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누런 코 분비물과 함께 두통, 근육통이 발생하고 전염성이 있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등 어떤 특정 물질에 의해 재채기, 맑은 콧물과 코막힘과 함께 눈이나 코가 가려운 것이 특징이며 전염성은 없다.

이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을 감기로 오인해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천식, 축농증, 중이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제때 치료해야 한다”며 “알레르기 비염은 만성질환으로 완치의 개념보다 증상의 조절을 목표로 계속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이런 알레르기 비염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예방할 수 있다. 코를 자극하는 미세먼지나 꽃가루 등 알레르기성 비염 원인 물질을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다만 이때 정확한 방법으로 해야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코 세척을 위해서는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과 생리식염 분말을 잘 혼합해 소독 용기에 담은 뒤, 한쪽 코에 대고 식염수를 주입하고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



◇침구 청소만 해도 발병 감소

여름 장마철은 진드기가 특히나 극성을 부리는 계절이다. 장마철 기온(22~26℃)과 습도(습도 75%)가 진드기 번식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에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장마철 청소와 습도 조절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침구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깨끗하게 빨아 잘 말린 뒤 집먼지진드기 제거제 등을 뿌려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 제습기 등을 활용해 진드기 번식을 막고, 습도를 조절,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을 차단해야 한다.

특히 산모의 흡연과 유아·청소년 간접흡연은 알레르기 발병을 2배 이상 높인다. 또 미세먼지나 황사도 알레르기 비염의 발병률을 높이기 때문에 대기 오염이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대기 오염에 대한 관심을 갖고 환경 개선 운동에 동참하는 것도 거시적 관점에서 중요한 알레르기 예방 활동”이라며 “알레르기 비염을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은 천식을 예방하고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