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버스터미널 운영중단 사태는 없어야

2021-05-31     정명숙 기자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경영난 악화로 인해 파행 운영될 우려가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버스 이용객이 대폭 줄어들어 적자를 버티다 못해 운영사가 계약 갱신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사업권은 롯데쇼핑이 갖고 있다. 운영은 터미널 신설 때부터 지금까지 (주)울산정류장이 위탁하고 있다. 계약갱신 시기는 6월이다. 롯데쇼핑이 임대료 감면을 제시했으나 (주)울산정류장은 갱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전국의 터미널 운영사를 대상으로 위탁운영사 찾기에 나섰다. 4곳의 업체가 제안서를 접수하긴 했으나 갱신시기가 코앞에 닥친 만큼 운영사 선정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공공성이 다분한 버스터미널의 사업권과 운영권을 모두 민간사업자가 갖고 있는데 따른 문제점이 또다시 노출된 것이다. 앞서 울주군의 언양시외버스터미널도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는 바람에 2017년 11월1일부터 지금까지 공영주차장 부지에 마련된 임시터미널을 사용하고 있다.

(주)울산정류장에 따르면 지난해 1~3월 고속버스 승객은 4만9574명으로 전년 동기 8만7926명보다 3만8352명(44%)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외버스 승객은 21만732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만38명(38%)이 줄었다. 승객 감소로 터미널 사업의 주 수익원인 매표 수수료 수익은 4억2234만원에서 2억7360만원으로 약 1억5000만원이나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용객 감소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어 적자규모는 비슷하거나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체 측은 인력조정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적자를 면할 수 없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공영시설인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은 정부나 울산시가 지원해야 한다.

롯데쇼핑은 남구 삼산동에 백화점·호텔 건립과 함께 터미널을 지었다. 중구 우정동에 있던 시외버스터미널은 1991년 먼저 삼산동에 임시가건물로 옮겨와서 1999년 새 건물을 지어 자리를 잡았다. 남구 신정동에 있던 고속버스터미널은 1999년 새로 지은 시외버스터미널에 더부살이를 하다가 2001년 바로 옆에 건물을 지어 이전해, 지금은 시외·고속 버스터미널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최대한 낮추는 등의 조치를 통해 계약갱신 시기를 놓치지 않고 운영사가 곧바로 선정되도록 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서민들 이동권의 시작점인 터미널 운영에 차질이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