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양대 사업장 올해 임단협도 난항 예고

2021-05-31     차형석 기자
울산 지역 양대 사업장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30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6월4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한다. 노조는 앞서 지난 27~28일 이틀간 집행부가 만든 단체교섭 요구 초안에 대해 대의원 설명회를 열었다.

노조는 “현행 노조법상 단체협약과 임금협약 유효기간이 각각 2년과 1년이라 2019·2020년 2년치 교섭과 별개로 올해 요구안을 확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요구안이 최종 확정되면 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노사가 2년치 교섭에 이어 3년치 임단협을 진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2년치 교섭을 통합 진행 중인 노사는 지난 2월초와 3월말 2차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모두 부결됐다. 2차 잠정합의안 부결 후 사측이 노조의 재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2개월 넘게 교섭이 중단되고 있다.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현대자동차 노사도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6일 임단협 교섭 상견례를 가진데 이어 6월초 본교섭을 열고 교섭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로 어려움이 많은 만큼 굵고 짧게 끝내자. 올해 교섭은 생산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으나 2019~2020년과 달리 올해는 교섭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실제 교섭에 앞서 지난 25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최근 내놓은 8조4000억원대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 회사를 상대로 국내 공장 고용 보장을 위한 특별협약 체결을 요구한 상태다.

또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점과 올해 출범한 사무직 노조 등 여러 변수와 악재가 많아 타결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