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제11기 BCS 9강]“리더는 명령 아닌 질문하는 사람”

2021-06-02     전상헌 기자
이날 강의는 세 명의 가족이 맨손으로 절벽을 오르는 암벽등반 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불의의 사고로 절벽에 매달리게 된 딸과 오빠, 아버지. 한 사람의 밧줄을 잘라야 두 사람이 살 수 있는 상황에서 화면이 멈췄다. 김형철 전 연세대 교수는 수강생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질문을 던졌다. 수강생들의 대답은 제각각 나뉘었다.

그는 먼저 논어에 소개된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을 이야기하면서, 리더는 자기희생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좋은 뜻에는 흔쾌히 동참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리더의 생각이 변하면 조직이 변한다면서, 중소기업에서는 특히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혼자서는 절대 골을 넣을 수 없는 축구 경기처럼 어시스트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리더라고 정의했다. 또 부하직원은 견제하고 경쟁하는 대상이 아닌, 조금씩 큰일을 맡기며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리더의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인의식이란 공동의 이익을 위해 모두가 하나 되는 마음이다.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생기고 조직구성원 사이에 주인의식이 생기면, 그 조직은 저절로 굴러간다. 리더는 구성원에게 일과 함께 책임을 나눠줘 주인의식을 갖게 하라”고 강조했다.

모르는 부분을 절대 부끄러워하지 말고 질문을 던지며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리더는 명령하는 사람이 아닌 질문을 던져야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최강 조직은 실무 담당자가 강한 조직으로 리더는 실무 담당자에게 반드시 조언을 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실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담당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조직 혁신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컨설팅을 받는 것보다 신입직원 채용을 할 때 회사 생활에서 가장 이해되지 않는 문제점을 파악하라고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매뉴얼을 변화시키고 고위층이 변한다고 조직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 변해야 조직문화가 바뀌어 다른 부서와 협업이 이뤄져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0세 시대’ 인생 2모작 설계에 대한 조언도 곁들였다. 그가 수강생들에게 전한 조언은 지극히 평범하지만, 100세 시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방법이었다.

그는 가장 우선되는 것으로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정신력이 체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어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하루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오늘 무엇을 배울 것인지 목표를 세우면 허무하거나 지루할 틈이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이는 동·서양 대표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와 공자가 세운 원칙 중에도 들어 있는 것이다.

그는 “삶의 목적 자체가 배움에 있는 사람은 허망하지 않다. 배움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면서 ‘오늘 나는 무엇을 배우고 돌아올 것인가’를 마음에 새겨보면 세상이 새롭게 보일 것”이라고 말하며 강의를 마쳤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