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 첫 방송토론…野 단일화 해법 놓고 충돌
2021-06-02 김두수 기자
지난달 31일 생방송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는 당 밖의 주자들을 끌어들일 정당을 먼저 만들자고 한 반면,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야권의 모든 후보가 당 안에서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제시했다.
후보들은 계파 논란을 비롯해 할당제를 놓고도 곳곳에서 대립했다.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공정한 룰을 만들어 놓고 당 밖의 주자들이 들어오게 하면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른바 자강론이다.
이 후보는 “‘단일화 무새’ ‘통합 무새’가 돼서는 안 된다. 앵무새처럼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조경태 후보도 “우리 당 스스로 토양이 좋아지고, 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준다면 국민도 수권정당으로서 모범을 보인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자강론을 지지했다.
나·주 후보는 이 같은 구상이 야권 단일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 후보는 “버스가 먼저 출발하면 당내 후보들만 올라타게 된다. 우리의 경선 열차는 9월 말에 출발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주 후보 역시 “우리 당 후보를 먼저 뽑는다면 단일화가 어려울 수 있다. 버스가 제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당내 계파 문제도 거론됐다. 이 후보가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깝다는 점을 일부 후보들이 공격한 것이다.
주 후보는 “이 후보가 대선후보 중 한 분과 특별한 관계여서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아버지와 유 전 의원이 경북고·서울대 동문임을 상기하며 “김부겸 총리와 아버지가 동문인데 걱정 안 되시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즉각 “거짓이다”고 반박했다.
후보들은 또한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을 할애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젠더 논란을 촉발했다고 짚었다. 또 공천 할당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 후보가 정작 지난해 총선에서 할당제 혜택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주 후보를 둘러싼 ‘영남당 논란’도 제기됐다.
주 후보는 나 후보가 원내대표 당시 장외투쟁에 나서는 등 당을 강경보수로 몰아가 총선에 실패했다는 점을 들췄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