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앞으로 다가온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시장·기초단체장 후보 ‘전략공천’ 없을듯
2021-06-02 김두수 기자
서울 여의도의 한 정치전문가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을 비롯한 시도지사 공천그림과 관련된 질문에 이같이 단언했다.
여야 정당은 당헌·당규 공천룰 가운데 단서조항을 달아 ‘취약지역’을 비롯해 자당후보의 지지도가 경쟁당 후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질 경우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 전략공천을 하기도 했다.
예컨대, 전통적으로 진보진영의 강세지역인 호남을 기반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은 당세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TK(대구·경북)에, 반대로 호남의 지지기반이 취약한 보수진영의 국민의힘 역시 호남 일부에 전략공천을 했다.
하지만, 2018년 6·13 지방선거부터 여야 각당에서 본 영호남에 대한 지지기반을 ‘취약지역’으로 단정하기 쉽지 않을 만큼 여론 기류가 변하고 있다.
심지어 전통적인 보수 지지기반 이었던 울산·부산·경남에서조차 진보진영의 여당후보가 상당수 당선되는 현실에서 전략공천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때문에 내년 6월 지선에서 울산시장은 물론 기초단체장 후보공천에서도 전략공천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여야 선거 지휘부는 상황마다 ‘제3의 카드’를 만지작 거린 적은 있다.
차기 대선가도에서도 ‘제3의 후보론’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과도 무관치 않다.
◇울산시장 공천 여야 ‘제3후보’ 가능성은= 울산시장 선거와 관련, 여야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제3후보’를 내세울 수 있는 조건은 크게 3가지이다. △현재의 유력한 후보군이 제로(0)인 상황이거나 △여론추이가 5% 이상 뜨지 않는 바닥세일 경우 △출전 가능한 후보가 있더라도 건강상, 법적 상황에서 선거를 치를 수 없는 불가역 등이다.
비공식 루트를 통해 제3의 후보를 전면에 내세운 전례도 있다. 하지만 여야 진영내 복잡한 함수관계가 작동하면서 대부분 실패했다. 정당 또는 진영내 계파별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시쳇말로 ‘미운털이 박힌’ 주자를 배제하기 위한 인위적 차원에서 출발한 것이다. ‘인위적 = 정치공학적’이라는 등식은 연장선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와는 배치되는 것으로 여론이 작동하기 쉽지 않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야별 울산시장 후보군에 대한 흐름을 분석해 볼 때, 제3후보론의 실체는 작동하기 어렵다.
우선 여권에선 송철호 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으로 강력하고도 광범위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야권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청와대 하명의혹 사건의 재판 상황을 감안, ‘대비카드’ 얘기도 나오긴 한다. 하지만, 여권 핵심부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송 시장 출마엔 전혀 문제 없다”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 호사가들 사이에선 서정엽 전 서울시장 권한대행 등의 등판설도 나오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게 중론이다.
서 전 권한대행 등 ‘외부인사’가 등판할 경우엔 반드시 조건이 따른다. 첫째가 시민 인지도 등 여론이고 둘째는 지지도인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비록 출생은 울산이어도 ‘지역발전 기여도·당 기여도’에 대한 평가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여기다 지선 공천 프로세스를 볼때 10개월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지도와 지지도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울산은 현실적으로 송철호 외엔 대안이 없다. 제3후보 실체는 없다”면서 “특히 코로나 비대면 상황에서 아무리 유력한 인물일지라도 여론 1~2%를 올리는 데 최소 1년 이상 걸린다”고 잘라 말했다.
보수야권인 국민의힘 역시 전직 국회의원과 구청장 출신 ‘장 밖의’ 유력주자 4명이 뛰고 있는데다, 최근 실시한 ‘주간조선’ 여론조사 결과, 현재 거론되고 있는 주자 중 당내 후보 적합도에서 ‘최저 5.8%~최고 28.9%’로 나타난 상황에서 ‘제3후보론’은 전혀 의미가 없게 됐다.
◇군소정당 후보군 ‘캐스팅보트’= 국회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거대 여야정당 외에도 열린민주당, 정의당과 진보당 등에서도 차기 시장후보를 출전시키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후보군은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울산의 경우 전례의 표심을 분석해 볼때 군소정당 후보가 본선에 출전할 경우 비록 당선 안정권은 아니지만, 박빙의 여야 승부에서 막판 캐스팅 보트를 쥘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