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구지역 트램, 폐선부지 활용하되 공원조성도 서둘러야
2021-06-03 정명숙 기자
역시 문제는 주민들과의 소통 부족이었다. 울산시는 지난 4월2일 북구주민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1차 설명회에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위해 비용 절감차 2호선 노선 중 2.6㎞(화봉휴먼시아3단지아파트~차량등록사업소)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폐선부지가 공원 등 정주여건 향상에 이용되기를 희망했던 주민들은 “수십년간 철도로 피해를 입은 해당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재현될 수 있다”면서 반발했다. 울산시가 주민들의 정서에 대한 이해 없이 막무가내로 진행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
그 후 북구주민들은 한국철도기술원을 방문해 트램을 시승해보고 기술을 확인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트램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기차철도와 트램의 다른 점을 확인, 찬성으로 입장을 변경했다. 사실상 트램은 시내버스와 같은 기능을 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를 통과할수록 유용하다. 할 수만 있다면 기존 버스노선을 이용하면 더 좋을 일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도로가 좁아서 트램까지 운행되면 심각한 체증이 우려된다. 그렇다고 주민들의 요구대로 주거지가 거의 없는 산업로로 오가는 트램은 비용도 많이 들 뿐 아니라 효율성도 턱없이 낮아진다. 주거지에서 가까운 폐선부지를 활용하는 것이 설치비 절감은 물론이고 트램 이용자인 주민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소통의 과정이 먼저였더라면 아예 갈등도 없었겠으나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입장을 선회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
이제 울산시는 트램의 소음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트램 주변 부지를 공원으로 활용하자는 주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차례다. 특히 “트램 설치 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범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트램 설치 이전에 공원부지를 우선 조성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는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 울산시의 계획대로 된다고 해도 트램 1·2호선은 2024년에 착공해 2027년에 개통된다. 트램설치 구간은 너비 7m 남짓이다. 나머지 공간은 가능한 빨리 공원으로 조성해 수십년간 동해남부선 철도에 빼앗겼던 삶의 질을 회복시켜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