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영남알프스, 지역 상권과의 괴리감 해소시킬 방안 조속히 마련해야

2021-06-04     경상일보

가지산, 간월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 운문산, 문복산 등 해발 1000m 이상 9개 주봉으로 형성된 영남알프스의 등산 열기가 뜨겁다. 코로나19로 실내체육시설 이용이 제한되면서 대표적 야외활동인 등산 인구가 그 만큼 증가했기 때문이겠다.

전체 면적 약 255㎢로 방대한 지역에 걸쳐 형성된 영남알프스를 찾는 전체 입산자수의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배내고개, 배내골 사슴목장, 석남사 주차장, 복합웰컴센터 등 주요 입산 포인트에 설치된 자동계측기에 측정된 통계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28만4371명으로 측정된 지난해 입산자수는 전년 대비 5만여명 증가했으며, 특히 올해 1분기 입산자수는 전년 동 기간 대비 5배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이 크겠지만, 영남알프스 9봉을 모두 오르면 은화를 증정하는 완등인증사업이 늘어난 등산객들의 발길을 영남알프스로 돌리는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당초 은화 1만개 제작·배포를 예상했는데 5월 현재까지 영남알프스 9봉 완등 도전자 수는 4만2861명(2020년 참가자 2만1867명, 완등자 1만653명)에 달한다. 이중 지금까지 완등 인증자수는 7678명이다.

봄철 산불조심 기간에 따라 지난 2월1일부터 문복산의 입산이 통제되면서 신청자들의 완등 인증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통제는 5월15일 풀렸다. 예상했지만 문복산 입산 통제가 풀린 후 10일 동안 인증 신청자가 전체 인증자 수의 42%(3259명)를 넘는 등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인증자 전체에게 은화 메달을 지급하기로 한 울주군은 추가제작을 위해 추경예산까지 편성하는 등 얼마나 더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할까 행복한 고민 중이다.

이 같은 흐름에 편승, 필자도 올해 들어 영남알프스를 다시 오르고 있다. 9봉 완등인증이 목표이긴 하나 필자의 등산 목적은 다양하다. 지역구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폭증한 등산객들로 영남알프스가 훼손되진 않을까하는 걱정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지 대한 점검, 그리고 지역경제와의 연계 활성화에 대한 고민 등이다.

지금까지 고헌산, 재약산, 천황산 등 3개의 산을 오르며 입산포인트의 불법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주차장 설치, 훼손된 등산로 정비 등 직접 느낀 불편사항에 대한 개선을 지속적으로 주문해왔다. 등산객 수만큼 비례해 영남알프스 전역에 버려지고 있는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올바른 등산문화 보급을 위한 정책제안도 계획 중이다.

지역경제와의 연계활성화에 대한 고민은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다. 영남알프스의 높아진 위상을 정작 인근 상인들은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을 하며 영남알프스를 찾은 외지인에게 다양한 의견을 구하기도 하는 등 그들을 하루라도 지역에 머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영남알프스의 등산객 급증이 코로나19에 따른 반짝 열풍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산악관광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지역의 입장으로서 기회임이 분명하기에.

지금처럼 그저 스쳐지나가는 관광지로 둔다면 지역 상권과의 괴리감만 커질 뿐이다. 지역에서 먹고, 쓰고, 자고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광산업 활성화의 최종 지향점이며, 우리는 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많은 지자체들이 숙박비 및 체험비 지급, 게스트하우스 설치 등 이색적 사업을 통해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힘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산악지형과 도심상권으로 구분된 물리적 공간을 연결시키기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물들어 올 때 노를 저라’하지 않았는가.

1박2일 이상의 코스개발, 지역에서 여정을 풀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 제공,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5인 미만 여행객들에 대한 지원 강화 등 상황에 맞는 보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때다. 지역 상권이 영남알프스로 인해 활력을 찾는 날을 조속히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정우식 울산 울주군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