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1전대 앞두고 TK합동연설회, 이준석 ‘굳히기’…나경원·주호영 ‘추격전’

2021-06-04     김두수 기자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8일 앞둔 3일 당대표 주자들이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당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불꽃 경쟁을 펼쳤다.

또한 최고위원 후보자들도 이날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제3차 합동연설회에서 ‘텃밭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 가운데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선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한 언급이 가장 빈번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5명의 주자들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TK 합동연설회에서 여론주도권 경쟁을 벌였다.

특히 이 지역 출신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중심으로 메시지가 차별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이 발탁했음에도, 탄핵에 찬성해 일부 보수 지지자로부터 공격을 받은 이 후보는 그간의 논란을 정면 돌파하고자 했다.

이 후보는 ‘백인의 미국, 흑인의 미국, 라틴계의 미국, 아시아계의 미국이 따로 있지 않다’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여러분은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감이 있는가. 내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선한 의도가 있다 인정하고, 그 사람도 애국자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겠지만, 국가가 통치불능 상태에 빠졌기에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줄 수 있다면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오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후보는 이 같은 연설 내용을 두고 취재진과 만나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자기를 발탁한 사람을 배신하고 탄핵에 찬성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주 후보는 “국채보상운동, 2·28 민주화운동 등으로 나라의 중심을 잡은 보수의 본산 대구·경북이 지금은 어떻게 됐나”면서 “이곳 출신 대통령 두 분이 기약 없이 감옥에 있다”는 말로 이·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을 자극했다.

주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서는 경륜 부족을 들어 “자중지란이 뻔하다”고 했고, 나경원 후보를 향해서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재판 중인 것을 지적, “법정에 매주 나가는데 어떻게 당 경선을 이끄나”라고 공격했다.

나 후보는 주 후보와 마찬가지로 연설 앞머리에 두 전직 대통령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나 후보는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전직 대통령을 잘 모시는 것에서 시작된다. 두 전직 대통령이 반드시 석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톤을 높였다.

홍문표 후보는 선두권을 달리는 세 후보의 공방 양상을 두고 “정책으로 논쟁해 표를 받으려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이전투구를 넘어 패싸움을 한다”고 비난했다.

조경태 후보는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살게 된 것은 새마을운동 덕이다. 청년을 중심으로 제2의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합동 연설에 앞서 이준석,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버스 탑승’에 비유하며 설전을 벌였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