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국내 기업 성장성 악화…수익·안정성은 개선
2021-06-04 김창식
한국은행이 3일 공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2만5871개(제조업 1만929개·비제조업 1만4942개)을 분석한 결과,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은 전년(2019년)보다 평균 3.2% 감소했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 하락폭은 -3.2%로 전년(-1.0%) 보다 확대됐다.
매출 감소는 제조업(-3.6%)이 비제조업(-2.6%)보다 두드러졌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4.3%)은 외형축소를 겪은 반면 중소기업(0.8%)은 매출이 다소 늘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유가 하락 탓에 석유정제(-34.3%), 화학제품(-10.2%)의 매출이 급감했고 항공사 여객·화물수송 감소로 운수창고업(-8.3%)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비대면 활동 확산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컴퓨터 수출이 늘어나면서 전기·영상·통신장비(7.5%) 매출이 증가했고, 진단·검사장비 수출 증가와 함께 의료용 물질·의약품(18.3%) 업종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전체 분석 대상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4.8%→5.1%) 및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률(4.1%→4.3%)은 확대됐다.
기업의 수익성은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수익성 지표 가운데 이자보상비율(367.6%→391.5%)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높아짐에 따라 상승했다.
기업의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의 5배를 넘는 ‘500% 이상’ 기업의 비중도 40.9%에서 41.1%로 확대됐다.
반면 연간 기업의 수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은 더 늘었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1년 새 31.0%에서 34.5%로 커졌다. 201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다른 성장 지표인 총자산 증가율 평균은 4.9%로, 2019년(5.0%)보다 소폭 떨어졌다.
기업 재무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97.4%)과 차입금 의존도(차입금+회사채/총자산·28.2%)는 전년 보다 소폭 감소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