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유식 해상풍력, 울산 일자리 위한 미래 新산업으로 육성해야

2021-06-08     경상일보

최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세진중공업, 삼강엠엔티, 포스코, SK건설, LS전선 등과 같은 국내 유수기업으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미래 신(新)산업 분야가 있다. 바로 울산시 인근 해역에 설치할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이다. 풍력발전용 철강재 공급부터 풍력터빈, 부유체 등 하부구조물, 해저케이블, 풍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까지 풍력 밸류체인의 전 분야에 걸쳐 대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50~60m 이상의 깊은 바다에 설치 가능하여 고정식 해상풍력의 수심제약 극복이 가능하고, 먼 바다의 우수한 바람자원 활용이 가능하며, 주민들의 수용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해상풍력 기술적 잠재량의 80%는 수심 60m 이상에 설치하는 부유식 해상풍력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주요국들은 부유식 해상풍력을 미래 新산업으로 인식하여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전세계 부유식 해상풍력 누적 보급량은 65.7MW이나, 2025년경에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까지 아시아, 유럽, 북미 중심으로 약 6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이 보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Hywind (2017년, 30MW) 및 WindFloat(2020년,25MW) 등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적 타당성도 확보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 된 배경은 단순히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만 있지 않다.

해상풍력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 고정식 해상풍력 도입확산과 더불어 연관산업과 연구기관 등의 지역 유치에 따른 생산시설 및 연구시설 확대로 일자리 창출과 우수인력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였다.

덴마크 서부에는 전통적 수산업 중심 항구였다가 어업이 쇠퇴하면서 해상풍력 중심으로 탈바꿈한 도시인 에스비에르(Esbjerg)가 있다. 글로벌 기업인 베스타스(Vestas), 지멘스가메사(Siemens-Gamesa), 오스테드(Orsted), 바텐풀(Vatenfall) 등 해상풍력 연구, 부품, 기자재, 유지보수 등 전주기 밸류체인 기업이 해상풍력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에스비에르 항에서 2019년 기준으로 유럽에 설치되는 해상풍력 설치용량의 70%이상(약 1.5GW)이 선적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뿐만 아니라 독일 쿡스하벤(CuxHaven), 브레메하벤(Bremerhaven), 대만 타이중, 일본 히비키 등 주요국가들도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연계하여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대규모 해상풍력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유식 해상풍력과 연관성이 높은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충분한 기반시설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울산을 중심으로 6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석유공사와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여 연관 산업 및 연구소 유치 등 해상풍력 밸류체인 형성 및 배후기지 형성으로 체계적인 산업 클러스터 구축이 가능하다. 부유식 해상풍력의 제조거점, 시장거점, 혁신거점으로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유식 해상풍력의 글로벌 제조기지로 시장을 선도할 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울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주도하는 ‘Manufacturing Hub’로서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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