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백신프로젝트-100인의 인터뷰]“국악고 아들·시립단원 남편과 가족음악회 열며 작은무대 위안”
2021-06-08 전상헌 기자
창단 2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국악연주단 민들레’ 정은아 사무국장의 지난해 일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그와 ‘민들레’ 활동에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우선 정 국장은 ‘집콕 생활’에 장금이가 됐다. 이후 길어질 것 같은 코로나로 운동을 취미로 선택했다. 남편과 함께 산악자전거를 타고 울산 곳곳을 질주했다.
무료한 코로나 상황을 털어내기 위해 가족 콘서트도 열었다. 그동안 그가 수없이 서 왔던 큰 무대는 아니지만, 가족과 오롯이 즐기는 작은 무대다.
“아들이 지난해 국립 국악고등학교에 입학했어요.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원격수업만 진행되고 있어 부산 시립단원인 남편과 함께 작은 음악회를 열었어요. 관객은 없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국악 가족이 누릴 수 있는 작은 호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울산에서 활동하는 마술사 신현재씨와도 함께 온라인 공연도 했다.
이 공연도 가족과 함께 1분여 동안 연주를 하고 SNS에 올려 인기를 얻었다.
“사실 아들이 입학했지만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어서 걱정했어요. 집에서 음악회도 열고, 온라인으로 행사도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 줬어요. 게다가 전 옆에서 대금이나 피리를 불면서 도움(?)도 줬다고 생각해요.”
정 국장의 일상 변화처럼 민들레 역시 많은 것이 변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공연 무대의 극감이다. 여기에 비대면 공연의 등장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민들레도 상반기는 모든 공연이 취소·연기됐다. 활동을 시작한 것은 민예총의 도깨비 난장부터다. 10여 명의 민들레 단원들은 이 무대부터 비대면 공연, 즉 온라인 세계를 경험하게 됐다.
“온라인 공연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단원에게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관객이 없는 상태에서 공연한다는 것 자체가 흥이 나지 않는 거죠. 때론 영상을 미리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뭐 지금은 익숙해 지고 있는 중이에요.”
6개월 남짓 휴식을 취하는 동안 단원들은 ‘일취월장’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
‘동고동락’이라는 뜻을 담고 탄생한 국악연주단 민들레의 설립 취지에 맞춰 단원들이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었다.
“우수공연 재공연을 비롯해 하반기인 7월부터 다양한 대면 공연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어느 정도 백신 접종도 진행됐으니까, 더는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지 않고 잘 열릴 거라고 생각해요. 움츠렸던 만큼 더 힘내서 공연해야죠.”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