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모처럼 삼삼오오 대화…일상회복 한발짝
2021-06-08 정세홍
7일 오후 울주군 동부4리경로당. 지난해 1월 옛 보훈회관을 리모델링해 개소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년4개월여를 거의 사용하지 못했다. 중간중간 개방 가능한 시기가 있었지만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운영이 중단되기를 반복했다. 경로당에서 이웃들과 만나 삼삼오오 제대로 수다를 떠는 건 약 1년여만이다. 백신 1차 접종을 마쳤지만 마스크를 모두 착용한 노인들의 표정에는 반가움으로 들뜬 모습까지 비췄다.
노인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록 여타 노래 프로그램이나 음식물 섭취가 안되지만, 급격히 찾아온 더위에 에어컨이 켜진 경로당에서 더위를 식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손수종 동부경로당 회장은 “그동안 만나지 못하던 이웃들을 보고 얘기 나누는 일상이 이렇게 귀한 줄 새삼 느끼고 있다. 경로당 운영이 재개되지 않았다면 평소처럼 집에 가만히 있거나 혼자 시간을 보내야 했을 것”이라며 “다시 확진자가 많아지거나 해서 문을 닫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백신도 차근차근 접종해서 노래 프로그램도 하고 음식도 나눠먹을 수 있도록 상황이 좋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에는 이날부터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 800여곳이 운영을 재개했다. 노인복지관, 대한노인지회 등은 시간제나 사전예약제로 운영하고 경로당은 지자체별로 운영 시간이 조금씩 다르다. 신종코로나 확산 이후 노인복지시설은 운영 재개와 중단이 여러번 반복됐다.
노인들의 활동공간이 줄어드면서 고립·우울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는 이달부터는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등 운영 재개방침을 각 지자체에 하달했다.
기본적으로 컴퓨터, 미술, 요가, 통기타 교실 등 마스크 착용상태로 할 수 있는 활동 프로그램 운영은 1차 백신 접종자들도 가능하며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예방접종 완료자에 한해서는 노래교실, 관악기 강습같은 노 마스크 프로그램 운영, 음식 섭취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송철호 시장은 이날 동부경로당을 찾아 “그동안 모일 곳이 없어 많이 힘드셨을텐데 안부 나누는 모습 보고 싶어 찾았다. 백신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가을께부터는 밖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다닐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